SK하이닉스 사상 최고가…외국인 매수 2위
코스피 3486 마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삼성전자가 1년 2개월 만에 시가총액 500조 원을 다시 넘어섰다. SK하이닉스도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동반 랠리를 이어갔고,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과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결과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8만59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체거래소 프리마켓에서는 장중 9만1000원까지 터치하며 ‘9만전자’ 기대감을 키웠다. 종가는 8만4700원으로 전날보다 1.44%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501조39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31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5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시총 500조 원을 회복한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과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로 시총이 400조 원 초반대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한 달 새 80조 원 넘게 불어나며 체급을 되찾았다. 시총 500조 원은 국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20%를 웃도는 규모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 기대가 본격화됐고, 여기에 레거시 메모리 가격 반등 조짐과 파운드리 신규 고객사 확보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난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은 최근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차세대 HBM4 공급 확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KB증권은 11만 원, 흥국증권은 10만 원, 키움증권은 10만5000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1조 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9조7000억 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신고가 랠리에 합류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36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종가는 36만1000원으로 전날보다 2.85%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262조8089억 원으로 처음으로 260조 원을 넘어섰다. HBM 시장 지배력 강화와 서버 D램·eSSD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KB증권은 목표가를 34만 원에서 46만 원으로 35% 이상 높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 주도권 확대와 서버 교체 수요를 반영해 2025년과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9조3000억 원, 56조 원으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3조9508억 원, SK하이닉스 1조9033억 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만 합쳐 5조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며, 외국인 순매수 1·2위를 모두 반도체가 차지했다.
반도체 주가 급등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가 23일 이틀째 올라 3480대에서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54포인트(pㆍ0.51%) 오른 3486.1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0.81p(0.60%) 오른 3489.46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3494.49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482.25)를 재차 경신했다.
글로벌 증시 환경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빅테크 강세 속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증시 역시 정책 모멘텀 기대가 더해지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는 선진국 대비 51%, 신흥국 대비 34% 저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는 25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월가) 열리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IR)’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증시 활성화 의지를 밝힐 예정이어서 정책 모멘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