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기반 3호기 도입·민간 협력 확대로 디지털 농업 혁신 가속
농업 빅데이터 분석에 슈퍼컴퓨터가 투입되면서 연구·개발의 시간표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수년이 걸리던 유전체 연구가 몇 주 만에 마무리되고, 더불어 기후·농약 개발 분석까지 속도가 붙었다.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팅센터가 개소 2주년을 맞아 공개한 성과다.
농촌진흥청은 23일 슈퍼컴퓨팅센터 운영 2주년을 맞아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가동 중인 슈퍼컴퓨터는 고성능 PC 약 3600대에 해당하는 2.9페타플롭스(PFLOPS)의 성능과 사진 2억 장을 저장할 수 있는 5.8페타바이트(PB) 저장용량을 갖췄다. 전용센터는 2057㎡ 규모로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성과의 핵심은 ‘시간 단축’이다. 고추·콩·벼 등 18작목 1만5000여 자원의 유전체 분석은 110개월에서 2개월로, 농약 개발용 분자도킹 분석은 1년에서 9일로 줄었다. 중기 기후예측 자료 13년치도 15일 만에 생산해 벼 작황과 수확기 전망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됐다.
인력 양성도 활발하다. 초급·중급·전문가 과정으로 653명의 전문 인력이 배출됐고, 맞춤형 분석 프로그램 30여 건이 개발돼 연구자 편의를 높였다. 교육 과정에는 유전체 분석 기초부터 거대언어모델(LLM) 실습까지 포함돼 있어 디지털 농업 수요를 반영했다.
센터 운영은 ‘안정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사용자는 정기 공동활용 수요조사를 통해 신청하고, 전문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계정을 발급받는다. 접속은 VPN과 OTP를 통한 이중 인증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유지관리도 연간 종합 유지보수 계약을 통해 전력·수냉·스토리지·네트워크까지 관리한다. 월 1억 원 이상 드는 전기료는 공동연구 사업으로 충당한다. 초기에는 냉각탑 소음 민원이 발생했지만 설비 위치를 바꿔 해결했다.
센터 활용은 연구자와 산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 기간이 대폭 줄면서 신제품 개발 일정이 빨라지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유전변이 탐지 등 성과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기상청·삼성전자·네이버·KISTI 등이 슈퍼컴을 운영 중이며, 해외에서도 미국 USDA, 일본 NARO 등이 농업 슈퍼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진청은 GPU 기반 3호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성능을 강화하고, 산·학·연 공동연구와 민간 협력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김남정 농진청 농업생명자원부장은 “슈퍼컴퓨터는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겨 농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농업 현장의 다양한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산‧학‧연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초고속 데이터 분석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