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닥다리 유물 아냐…생존·혁신 도구 역할 ‘톡톡’ [ATM의 경제학 ②]

입력 2025-09-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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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9-2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금융위기·전쟁 때마다 사람들 ATM에 의존
선진국도 코로나19·사이버공격에 그 중요성 깨달아
인도서는 디지털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인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사람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ATM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키이우/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인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사람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ATM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전쟁·금융위기·전염병 유행 등 위기가 닥칠 때마다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장면 중 하나는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줄이다.

전자결제와 금융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ATM은 물론 현금 자체가 필요치 않은 ‘현금 없는 사회’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고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인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과 ATM으로 몰려들고 있다.

21일 영국 가디언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사라져야 할 구닥다리 유물로 취급받아온 ATM이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순간엔 가장 중요한 결제인프라 역할을 했다.

2019년부터 본격화된 레바논 금융위기 당시 은행이 예금을 제한적으로 인출하면서 시민들이 돈을 출금하기 위해 은행과 ATM에 줄지어 대기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금융 제재로 국제 결제망에서 차단되며 전자결제가 크게 위축됐다. 이에 현금을 찾기 위해 ATM을 이용하는 긴 줄이 생겼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가 침공한 당일인 2022년 2월 24일(현지시간) 곳곳 ATM에서 사람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아르헨티나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이 닥칠 때마다 시민들이 ATM에 줄을 서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결제 인프라가 무너지는 순간 현금 보유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ATM 역시 그 가치를 다시 인정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3일(현지시간) 사람들이 ATM으로 현금을 찾고 있다.  (앙카라/신화뉴시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3일(현지시간) 사람들이 ATM으로 현금을 찾고 있다. (앙카라/신화뉴시스)
‘현금 없는 사회’를 선도했던 국가들조차 ATM의 가치를 다시 인하기 시작한 부분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스웨덴은 전자결제가 생활화되며 ATM 기기를 대폭 줄여왔고, 이에 2018년 스웨덴 중앙은행은 “2025년은 스웨덴이 완전히 현금 없는 사회가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연이어 발생한 사이버 공격은 디지털 인프라만으로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위기 시 대비 차원에서 현금 비축 정책을 재도입했고, 중앙은행은 “전쟁 등 위기 상황에서의 결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은 현금 사용을 완전 배제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실었다. ATM 역시 비상 금융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재평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ATM 기기를 공동으로 통합해 유지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령층·농촌 지역 거주자·디지털 소외 계층이 최소한의 금융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ATM 활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도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ATM이 디지털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국가지급기관(NPCI)이 개발하고 인도중앙은행(RBI)의 규제를 받는 인도 내 ‘통합 지급 인터페이스(UPI)’ 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 없이 QR-코드 기반으로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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