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를 모았던 동해 심해 가스전의 '대왕고래' 유망구조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났으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을 포함한 복수의 해외 메이저 석유기업이 투자유치 입찰에 참여하며 사업의 명맥을 잇게 됐다.
한국석유공사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19일 마감된 동해 해상광구 투자유치 입찰에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참여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왕고래'의 실패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은 중대 기로에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석유공사는 올해 2월 대왕고래 유망구조 시추를 통해 확보한 시료를 전문분석업체 '코어 래버러토리스(Core Laboratories)'에 의뢰해 약 6개월간 정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가스를 저장하는 공간인 저류암(사암층 약 70m)과 이를 덮어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덮개암(약 270m)의 물성은 양호했으며, 암석 내 빈 공간의 비율을 뜻하는 공극률 역시 예상치(18%~30%)를 웃도는 30.8%로 확인됐다.
하지만 저류층에 채워져 있는 가스의 비율인 가스포화도가 예상치(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에 불과했고, 발견된 가스 역시 경제성 있는 열적기원 가스가 아닌 생물분해로 생성된 바이오가스인 것으로 판명됐다. 근원암에서 생성된 열적기원 가스가 대왕고래 구조까지 이동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가 경제성이 없다고 최종 확인했으며 향후 추가 탐사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대왕고래에 대한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6개 유망구조의 가능성을 본 해외 기업들이 입찰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인 BP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과거 투자유치 설명회 당시 관심을 보였던 미국 엑손모빌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입찰은 올해 3월에 시작 됐으나 잠재 투자사의 연장 요청에 따라 3개월 연장된 바 있다. 당시 연장을 요청한 기업이 BP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중 응찰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찰에 참여한 해외 업체는 울릉분지 내 4개 해저광구(8NE, 8/6-1W, 6-1E, 6-1S) 약 2만58㎢에 대한 개발 사업에 최대 49%까지 지분을 투자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입찰 참여사 간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구체적인 업체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투자유치 자문사인 S&P 글로벌을 통해 입찰 제안서를 평가하고, 적합한 투자자가 있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세부 계약조건 협상을 거쳐 조광권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