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속도·채권 일드커브 전망은 엇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고용 둔화 리스크 부각에 따른 ‘위험 관리(risk management)’ 차원의 보험성 인하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겠지만 내년 이후 추가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다른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채권 수익률곡선(일드커브) 전망도 엇갈렸다.
18일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연준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는 공감했지만, 속도 조절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한 가운데 한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를 경기침체성 인하(recession cut)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위험관리 성격의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에 가깝다”며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우혜영 LS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인하는 위험 관리 차원의 대응”이라며 “10월과 12월 연속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반면,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연속적 완화에 나서기보다는 점진적 조정을 선호할 것이다. 연내 12월 한 차례 인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내년 전망과 관련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분기당 1회 수준으로 조절될 것”이라며 속도 조절론을 제시했다. 김명실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결국 인플레 전쟁에서 경기 방어로 피봇(pivot)했다”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분기당 25bp씩 인하돼 3.25%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결국 올해 세 차례 인하가 이뤄지고 내년까지 최종금리 3.25%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연속 인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와 투자 활동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연내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내년 이후 추가 인하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도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이중책무’를 언급하며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고용과 물가 사이 균형을 잡기 어려운 만큼 향후 정책 경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전망도 제각각이었다. 결국, 당분간 금리와 일드커브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승원 애널리스트는 단기금리 상방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금리는 하락반전할 가능성이 있어 커브 플래트닝을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장기금리가 박스권 내에서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봤다. 반면, 김명실 애널리스트는 “단기채 중심 랠리와 장기채 발행 부담을 들어 커브 스티프닝(수익률 곡선 가팔라짐)을 경고했다.
미국채 10년물 저항선 4%에 대한 관측도 갈렸다.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4.0% 하단을 지속적으로 시험할 것으로 본 반면, 김성수 애널리스트는 4% 저항선이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최제민 애널리스트는 소비와 투자가 견조한 만큼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고, 허정인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