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양국 유대감 새롭게 한 행사”
올트먼·쿡·머독 등 미국 재계 거물 총출동
영국, ‘사상 최대’ 1500억 파운드 투자 유치

17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도착 이틀째이자 공식일정 첫날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국빈만찬을 즐겼다. 그는 만찬 연설에서 “윈저성에 초대해 준 국왕과 왕비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국빈방문을 위해 이곳에 오는 것은 특별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또 “특별하다는 단어로는 의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이번 방문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을 두 차례 국빈방문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누군가 두 번 초대받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농을 던졌다.
찰스 3세는 “이 자리는 영국과 미국의 유대감을 새롭게 하는 행사”라며 “양국 우정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독립, 자유에 대한 공동의 헌신이 있었다”고 평했다.
만찬에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미국 빅테크 리더들이 총출동했다. 언론계에선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창립자가 함께했다. 영국 쪽에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영국 항공우주 기업 BAE시스템스의 찰스 우드번 CEO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왕실은 1945년 빈티지 포트 와인과 1912년 그랑상파뉴 코냑도 준비했다. 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45대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됐고 코냑은 트럼프 대통령 어머니의 출생연도에 맞췄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천 명의 런던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부와 왕실이 정성껏 준비한 웅장한 볼거리들로 환영받았다”며 “특히 국빈 만찬은 호화로웠다”고 묘사했다.

영국은 트럼프를 극진히 대접하면서 많은 이익을 얻었다. 영국 정부는 “트럼프의 이번 방문으로 1500억 파운드(약 283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 수치는 국빈방문을 통해 창출된 사상 최대 규모 상업적 투자 패키지”라고 밝혔다. 영국 측은 7600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기대했다.
한편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황 CEO는 비보를 접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구매하지 말라고 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오면서다. 황 CEO는 기자회견에서 “우린 아마 대부분의 나라보다 중국 시장에 더 많이 기여했을 것”이라며 “내가 보는 현실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의 사업은 롤러코스터 같았다”며 “그러나 중국과 미국은 더 큰 의제를 논해야 할 것이고 나는 그 점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