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청약’이 인기를 끌며 위장전입 등 부정청약 사례가 나오는 등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9·7부동산 대책에 분양가상한제 개선안이 빠지며 로또 청약에 대한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잠실르엘 전용면적 74㎡C의 당첨 가점은 최고 84점, 최저 74점을 기록했다. 청약가점 만점인 84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부양가족 6인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잠실르엘은 인근 단지 대비 분양가가 10억 원 이상 저렴해 ‘10억 로또’로 불렸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6104만 원으로 전용 59㎡ 분양가가 16억 27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단지인 파크리오 동일 평형이 6월 29억 2000만 원에 거래돼 10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됐다.
전용면적 74㎡C 16가구 공급에 955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596.9대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74㎡의 최고 당첨 가점은 모두 8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6인가족의 만점 통장 점수다. 최저 당첨가점은 74점이다. 5인가족 최고점수인 70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 527.3대 1을 기록한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서는 만점 통장 4개 중 1개가 부정사례로 적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약 당첨자 A씨는 장인, 장모를 위장전입시켜 만점을 받았다. 실제 점수는 74점으로 당첨자 평균가점인 76.54점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위장전입 등 부정 사례는 40건에 달했다.
5인 이상 가구에 해당하는 청약점수 70점 이상에서 주로 부정사례가 잇따랐다. 지난해 하반기 국토교통부 점검 결과 부정행위로 가점제 청약에 당첨된 사례는 총 18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70점 이상을 받은 부정 당첨자는 151건으로 모두 위장전입으로 나타났다. 4인 가구 만점에도 청약 당첨이 어려워지자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청약 지원자 사이에서는 높아진 청약 문턱에 대한 무력감과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로또청약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상한제로 꼽힌다.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가를 정부가 정한 산정 기준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분상제가 적용되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입주 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 원대 차익이 발생하며 소위 ‘로또 청약’이라는 표현이 붙었다.
부동산 업계도 로또 청약 과열 방지를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또 청약은 청약 당첨 후에 바로 사실상 확정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률에 따라 경쟁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인근 시세보다 싸게 나오는 분양이 없어지지 않는 한 로또 청약은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로또 청약을 불러오는 분양가상한제가 바람직한 방향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청약으로 인한 이익들을 채권입찰제 등을 통해 일부 환수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