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에서 야당 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앙카라 도심에서 약 5만 명이 참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튀르키예 법원은 오는 15일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지도부 축출과 관련한 판결을 내릴 예정인데, 시위 참가자들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법원은 지난 2023년 치러진 CHP의 전당대회 결과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법원이 투표매수 등 부정행위를 이유로 전당대회 결과를 무효로 판결하면 외즈귀르 외젤 CHP 당 대표 등 지도부가 권한을 잃게 된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이 현 튀르키예 정부가 벌이는 정치적 모략이라고 주장하며 법원 판결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외젤 대표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시위가 벌어진 것은) 사법 쿠데타에 맞서기 위해 모인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정치적 모략이기에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는 민주주의를 토대로 선거를 진행하면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이 정부는 정의도 원하지 않는다. 정의가 실현된다면 자신들의 범죄를 덮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현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야당에 대한 억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위법 여부가 아닌 정권 교체에 위협이 되는 인사들을 탄압하기 위해 법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튀르키예에서는 3월 유력 대권 주자였던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이 비리 혐의로 수감 결정된 후 정국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마모을루 시장의 수감 후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섰던 시위 이후 이번 시위가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