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착엽기간 10년 전보다 48일 늘어나
"먹이사슬 등 생태계 예측 어려운 영향 초래"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립공원 내 큰산개구리·괭이갈매기 산란 시기가 각각 평균 18일·6.5일 앞당겨지고 신갈나무 착엽 기간은 50일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14일 국립공원 내 산림·무인도서에서 장기간 생물계절을 관찰한 결과 개구리, 새 등의 산란 시기가 빨라지고 일부 식물 착엽 기간은 늘어나는 등 기후변화의 뚜렷한 징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생물계절은 계절적 변화에 따라 동식물이 나타내는 현상의 시간적 변화를 뜻한다.
먼저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큰산개구리의 첫 산란 시기를 15년간 관찰한 결과 18일가량 앞당겨졌다. 큰산개구리는 기후변화지표종으로 한반도, 제주도, 일본 쓰시마섬 등에 분포하며 산란 시기는 3~5월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의 괭이갈매기 역시 산란 시기가 평균 6.5일 빨라졌다.
설악산국립공원에서는 신갈나무의 잎이 나무에 매달린 착엽 기간이 최근 10년(2015~2024년) 동안 평균 152일로 나타났다. 지난해(193일)는 2015년(145일)에 비해 착엽 기간이 약 48일 더 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착엽 기간은 식물의 새로운 잎이 나오는 개엽부터 잎이 단풍이 들어 떨어지는 낙엽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후변화가 자연시계(생물시계)에 혼란을 줘 먹이사슬과 같은 종 간 관계 등 자연 생태계에 예측하지 못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 지표라는 것이 국립공원공단의 설명이다.
동물의 산란 시기가 빨라지면 어린 개체가 필요한 시기 곤충이 활동하지 않아 먹이 부족으로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고, 식물 개화에 변동이 생기면 수문 매개 곤충 활동 시기와 어긋나 식물 수분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기후위기가 단순 기온 상승에 그치지 않고 동식물 생태계 전반에 복합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관찰은 전문 연구자뿐 아니라 시민과학자들의 참여도 이뤄졌다. 시민과학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직접 관찰 자료를 수집·기록해 국민이 기후위기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주 이사장은 "지속적인 생태 관측과 정보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계절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국민 참여형 관측과 환경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생태계 영향 관측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관리 대책을 마련해 국립공원 생태계를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