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준비' 명인제약, 분위기 반전 이끌까

코스피가 3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되레 얼어붙고 있다.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제도에 눈치보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신규 상장 기업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상장하는 기업은 한두 곳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전날 수요예측을 마친 에스투더블유와 수요예측을 앞둔 명인제약 등이 이달 상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7월과 지난달에는 스팩(SPAC)을 포함해 10곳이 넘는 기업이 증시에 입성한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IPO 시장은 역대 매우 낮은 기업 수가 IPO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상 기업 수는 1~2개 수준으로 과거 같은 달 평균(7개)과 비교해 크게 낮고 예상 시가총액은 7800억~1조 원 수준으로 역대 같은 달 상장 평균(1조1000억 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이 줄면서 증시에 데뷔하는 기업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대개 9월이 전형적인 비수기 시즌인 가운데, 특히 7월 이후 IPO 제도가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개선의 파장을 지켜보면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겠다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7월부터 시행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강화 제도가 대표적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공모주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의무 보유 확약을 건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만약 확약 비중이 이 기준에 미달하면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를 직접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부담도 추가됐다. 해당 제도는 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 적용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노리고 있는 명인제약이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명인제약이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명인제약은 9~15일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으로 약 1972억 원을 조달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 랠리와 맞물려 명인제약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위축된 IPO 시장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IPO 시장의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금융당국 제도가 정착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데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와 IPO 시장은 반드시 같은 흐름을 타지 않는다"며 "상장 추진 기업으로서는 제도 변화에 맞는 공모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