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을 추진 중인 자원순환 기업 엘디카본이 충남 당진에 구축한 대규모 순환자원 생산시설을 본격 가동하며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비서울권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라는 목표를 세운 엘디카본은 이번 시설을 발판으로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엘디카본 관계자는 “하반기에 당진 시설이 가동되면서 2026년부터 본격적인 매출과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엘디카본은 폐타이어를 원료 삼아 신재생 에너지와 제품 원료를 생산한다. 국내 유일의 무산소 열분해 공정을 통해 재생 카본블랙(GCB)과 열분해유(GCO)를 생산, 환경 문제와 산업 수요를 동시에 잡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재생카본블랙은 기존 버진카본블랙(vCB)을 최대 3분의 1까지 대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최대 3만t 이상의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생산 과정에서 탄소포집 기술을 적용,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한 공정으로 인정받았다. 열분해유 역시 ISCC PLUS 인증을 획득해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엘디카본은 국내 ‘빅3’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재생카본블랙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다국적 타이어 기업들의 납품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열분해유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향후 10년간 엘디카본이 생산하는 모든 열분해유를 ‘입도선매’ 방식으로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사실상 생산 전량을 흡수하는 계약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엘디카본은 당진 생산시설에서 연간 2만t 이상의 열분해유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김천 파일럿 시설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엘디카본은 2023년 35억 원, 2024년 6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당진 시설 가동과 함께 100억 원 돌파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실적 규모가 더 커지고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회사는 당진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 진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이미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와 탄소중립 로드맵이 본격화하고 있어 재생카본블랙과 열분해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카본블랙 시장은 연평균 65% 이상, 열분해유 시장은 연 20%에 달하는 고성장이 전망된다. 엘디카본은 이 흐름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엘디카본은 순환자원 비즈니스를 통해 2022년 시리즈 A를 시작으로 지난해 시리즈 C까지 누적 7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선 당진 시설 가동 성과가 가시화하는 내년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며 상장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성문 엘디카본 대표는 “순환자원이라는 재활용 산업도 지속가능하다는 생각을 실행 중”이라며 “유니콘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기업이 비서울권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