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 공포 조장·경제활동 둔화"
UAW “문제는 노동자 아닌 기업에”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로비단체인 스테이트비즈니스이그제큐티브스(SBE)의 제프 워스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워스덴 CEO는 “이번 조치는 합법적 지위를 갖고 있든 아니든 다른 기업들에 의도치 않은 파급 효과와 부수적 효과를 주고 있다”며 “공포를 조장하고 미국의 경제활동을 둔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린 새로운 국면을 맞아야 한다”며 “이제 인력 문제에 집중하고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과 미국 남동부 지역 간의 관계 증진에 매진하는 단체인 재미한인상공회의소 남동부 지부의 김재 회장 역시 BBC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비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러한 지연으로 인해 미국에서 차세대 제조 프로젝트가 번창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우선순위에 대해 한층 강력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접근 방식을 얼마나 바꿀 계획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BBC는 설명했다.
미국 이민자 권익 옹호단체인 전국이민포럼(NIF)의 제니 머레이 CEO는 이번 조지아주 공장 이민단속 사태에 대해 “백악관의 최근 메시지가 엇갈린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노동부와 농무부를 포함한 트럼프 정부 일부 고위 관료들은 직장 급습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수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단속의 경제적 비용이 명백해지면서 트럼프 정부 내에서 해결책이 무엇인지 논의할 의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중도 우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행동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에이킨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에 매우 민감하다”며 “압박이 충분히 커지면 정책을 바꿀 것”이라며 기업들에 더 많은 행동을 촉구했다.
반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연방정부의 공격적인 단속을 지적하면서도 애초 이번 사태 원인이 기업 측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UAW는 성명에서 “노동자 안전에 대한 현대차의 부끄러운 기록을 규탄한다”며 “현대차는 합작사와 공장에서 작업하는 공급업체를 포함해 수년 동안 업계 표준 안전 예방 조치를 줄이고 노동자의 노조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이민자 노동력을 착취해 공장과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며 “이로 인해 최근 2년 동안 현대차 근로자 3명이 직장에서 사망하는 결과를 목도했다”고 덧붙였다.
UAW는 정부 측 대응도 비판했다. 성명은 “기업에 의해 노동자가 위험에 처하면 연방정부는 건설적으로 대응할 기회를 얻게 된다”며 “그러나 노동자들에 대한 군사화된 연방 단속은 오히려 현대차에서의 안전을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노동자가 아니라 착취적인 기업들”이라며 “UAW는 이민자와 원주민을 가리지 않고 위험한 기업과 군사화된 작업장 탄압에 맞서 모든 노동자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