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10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문학관들이 이번 축제 동참을 계기로 지역의 문학 유산을 발굴 및 보존하고, K-문학의 우수성과 예술적 확장 가능성을 알리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문 관장은 12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문학축제에 포함된 지역문학관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을 설명했다.
한국문학관은 올해 축제에 전국 100여 개 지역문학관과 협력해 지역 문화 활성화와 문학 진흥 등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문학관은 경남문학관, 김유정문학촌, 대전문학관 등 9곳의 지역문학관을 권역별 대표 문학관으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한국문학관은 중앙문학관으로서 축제 기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인 '구운몽' 나주본 발간 300주년을 기념해 '꿈'을 주제로 한 전시 '꿈으로 지은 집'을 개최한다.
아울러 12일에 '구운몽'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이와 함께 19일에는 신상옥 감독의 영화 '꿈'(1955) 상영회와 함께 황유원, 이유리 작가의 토크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이 외에도 경남문학관, 목포문학관, 석정문학관 등은 텍스트 중심의 문학을 음악, 미술, 연극, 공연 등 복합예술 장르로 재해석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문 관장은 "지역문학관의 활성화와 지역민들의 문학 향유 증진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2027년 상반기 공식 개관 예정인 한국문학관 건립에 관한 얘기도 오갔다. 윤종석 사무국장은 "현재 문학관 공사를 위해 약 9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지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옛 기자촌이다.
한국문학관은 '문학진흥법'에 따라 2019년 설립됐지만, 지난해 비로소 건립 착공식을 진행했다. 현재 '삼국유사', '진달래꽃' 초판본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11만 점이 넘는 자료들은 국립세종도서관 내 임시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윤 국장은 "내년 연말 한국문학관이 완공되면 세종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옮겨 이듬해 공식 개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관장은 "책은 파손이 쉬워서 보존이 까다롭다"며 "개관 이후 허난설헌, 윤동주, 한용운 등 고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잘 보존해 시간을 견딘 문학이 어떤 것인지 후대에 잘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문 관장은 "한국문학관이 수장고와 도서관, 박물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세계와 나누는 대표 문학 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게 문 관장의 설명이다.
문 관장은 "한국문학의 범위와 위상 등을 논의하는 '한국문학 포럼'을 내년에도 계속할 예정"이라며 "개관 이후에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