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유럽 무대에서 대대적인 전동화 비전을 드러냈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총출동한 ‘IAA 모빌리티 2025’ 무대에서 차세대 전기차와 PBV(목적 기반 차량)를 공개하며, 유럽 시장을 향한 공격적 드라이브를 공식화했다. 기아의 IAA 복귀는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기아는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콘셉트 EV2 △EV3 GT 라인 △EV4 해치백(유럽 전용) △EV5 GT 라인 △EV6 GT △EV9 GT △PBV 모델인 PV5 패신저까지 총 7개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유럽 최초로 공개된 ‘더 기아 EV5’는 브랜드의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로,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 디자인 철학을 반영했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높은 활용성을 갖춘 EV5는 유럽의 주력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모델로 평가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콘셉트 EV2’도 첫선을 보였다. 도심형 주행에 특화된 이 모델은 2026년 유럽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로 포지셔닝될 전망이다. EV3, EV6, EV9 등은 고객 체험 시승 행사도 마련해 직접 주행 성능과 첨단 편의 사양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기아는 이번 행사에서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기반으로 개발한 PBV 신차 ‘PV5 패신저’를 소개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시트 활용성을 갖춘 PV5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한 기아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 물류, 모빌리티 서비스, 공유 차량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PBV 전략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유럽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300만 대를 넘어서며 글로벌 전기차 보급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가 친환경차 전환 정책을 강화하면서 아시아·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기아는 이번 IAA 모빌리티 참가를 통해 ‘준비된 전동화 브랜드’라는 자신감을 강조하고, EV5·EV3·EV4 등 새로운 모델로 유럽 내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장은 “기아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모터쇼에서도 혁신적인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브랜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이번 행보가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형 EV 수요가 늘어나는 유럽 특성상 EV2와 EV5의 등장이 현지 고객층 공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