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취임 50여 일을 맞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을 초청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내년에 총 178억 원의 예산을 신규로 편성한 상태다.
8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허 청장은 "내년 세계유산위원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만큼 (유네스코에) 남북한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중재해 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이 내용에 관해) 11월 말 총회에서 논의하자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허 청장은 "특히 DMZ(비무장지대)를 얘기했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에서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곳이고 역사와 문화, 자연이 다 함유된 이곳을 이용해서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라며 "(DMZ의) 남북한 공동 등재 등에 관해서도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위는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회의다. 196개국 정부, 국제기구 등에서 약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178억 원의 예산을 신규로 편성했다.
이날 허 청장은 국가유산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에 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AI 전환기에 대응해 국가유산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보급을 추진하고 국가유산 AI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대국민 국가유산 향유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 달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K헤리티지 가치를 확산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 주변 지역의 낙후된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경주 황리단길 정비 모델을 전국 9대 역사문화권으로 확산하고, 사적지·근현대역사문화공간 등을 중심으로 생활기반시설,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조성해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국가유산으로 거듭나겠다"라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기후위기에 대비해 국가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역설했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 재난 피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AI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는 신속하게 복구해 국민이 국가유산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경복궁 등 입장료 인상에 관한 얘기도 오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2005년에 입장료가 1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됐다"며 "올해에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하반기 때 결과가 나오면 입장료 인상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정책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허 청장은 "결론적으로는 입장료를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상할 수도 있다"며 "패키지 상품과 연동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허 청장은 조직, 인사, 예산 혁신으로 국가유산 행정의 효율성을 향상한다는 방침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공무원적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혁파해 선도적으로 국가유산 행정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허 청장은 "공무원적 사고방식은 두려워해서 뭔가 사업을 주저하는 것인데 우리가 좀 더 앞서 나가서 일을 개발하고 추진하면서 나가자는 것"이라며 "과감한 내부 개혁을 통해 성과 중심의 조직과 인사관리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