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차기 회장 선거 일정이 11월로 다가오면서 금융투자 업계 대표 자리를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투협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현재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등 2명이다.
황 사장은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38년째 한 곳에서 일한 정통 ‘증권맨’이다. 자산운용, 법인사업, 투자은행(IB), 경영총괄 등 분야를 두루 거쳐 각자 대표로 승진했다.
한국이 은행 중심의 금융 체제를 넘어 IB 중심의 구조로 전환해야 하며, 이때 금투협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핵심 포부다.
이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으로, 메릴린치증권, SK증권, 코람코운용, 현대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사에서 재직해 민·관 경험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 금투협 비상근 부회장과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의 경험을 토대로 금융 당국과 매끄러운 소통을 책임지고 자본시장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소신으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12월 말 임기가 끝나는 서유석 현 금투협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지도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2023년 1월 취임한 서 회장은 증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활성화, 디딤펀드 출시, 상장 공모펀드 도입 등 성과를 냈고 회원사 사이에서도 ‘화합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아 연임 도전 시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았다. 다만 금투협에서 지금껏 회장 연임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이 부담 요인이다.
서 회장은 7월 금투협 기자 간담회에서 연임 도전 관련 질문에 “지금은 회장이나 협회가 정말 중요한 시기이기에 앞으로 있을 1개월, 2개월, 3개월간 올인을 해야 하고, 올해 9월이나 10월에 (출마를)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서 회장은 이달 말을 전후로 출마에 관해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로는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현 SK증권 사외이사)이 있다. 박 전 사장은 삼성화재, 국민연금, KB국민은행 등을 거쳐 2019년 KB증권 각자 대표로 취임하면서 증권사 첫 여성 대표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풍부한 업계 경력 외에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며 정책 기획과 대관 업무 경험을 쌓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금투업계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 측에서 유력 후보가 나올지 주목하는 이들도 적잖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 투표를 통해 이뤄지며, 이때 각 사가 던지는 표의 수는 대부분 금투협에 내는 분담금에 비례해 정해진다. 이 때문에 금투협 선거에서 가장 표결 영향력이 큰 ‘빅2’는 미래에셋그룹과 한투그룹이 꼽히는데, 현 서유석 회장이 미래에셋 출신(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인 만큼 이번엔 한투 측이 회장을 배출하고 싶어 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투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해 한투증권의 유상호 부회장이나 정일문 부회장이 잠재 후보로 자주 언급된다.
한때 증권가에서는 ‘IB 업계의 대부’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가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돌았으나,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 전 대표가 올해 2월 메리츠증권의 IB 담당 상임고문으로 영입된 만큼, 단기간에 지금 자리를 포기하고 회장 ‘출사표’를 쓰긴 어렵다는 얘기다.
금투협은 11월 후보추천위원회(후추회)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발표한다. 후추회가 최종후보를 확정하면 12월 중반께 임시 총회가 열려 투표가 진행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