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나오라”는 강성노조도 있어
中企 사장 패싱하고 대기업 찾아

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 경제 6단체에 이어 중소기업계를 만나는 등 경제계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으로 경제계 우려가 커지자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직접 경제계를 만나며 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전날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들은 것에 이은 경제 행보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이 바로 서야 우리 경제도 바로 선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갑질관계, 하도급관계, 기술탈취, 위·수탁관리, 불공정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정 대표에 △철강·알루미늄·파생상품의 50% 관세 부과 대책 △배임죄 완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사용자 보호 방안 마련 등을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노사가 힘을 모아서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강성노조가 중소기업 사장을 패싱하고 ‘진짜 사장 나오라’며 대기업에 협상을 하는 헤프닝이 일어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제조업은 원청으로 부터 주문을 받아 납품하는 원·하청 구조에 있다 보니 걱정이 참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로자 보호 취지를 살리면서도 중소기업이 노조의 무분별한 요구에 휘말리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며 “또 기업 활동을 하면서 억울하게 형사처벌을 받는 사람이 없도록 (배임죄)제도를 잘 개선해주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중소기업계가 건의한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이달 내에 중기중앙회에 답을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권향엽 대변인은 정책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는 중소기업계가 건의한 제도 개선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면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 또는 수용하되 보완이 필요한 것, 그리고 수용할 수 없는 것은 왜 수용할 수 없는지를 구별해서 9월 안에 피드백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중소기업계와 만남을 계기로 매 분기마다 중소기업계와 간담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배임죄 완화, 3차 상법 개정 등 경제 법안 입법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경제계와의 소통 접점을 넓혀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전날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에 이어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전날 경제 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만나 노란봉투법과 배임죄 완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란봉투법과 상법에 대해) 경제계는 법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여러 차례 검토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지만 충분한 보완 대책 없이 (법이) 통과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게 후속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배임죄 등 과도한 경제 형벌을 뿌리 뽑겠다”면서 “기업이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법과 제도로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