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NH농협은행 임베디드금융국장 “찾지 않아도, 늘 곁에 있는 은행 돼야” [플랫폼 스며든 금융]

MZ쇼핑ㆍ간편결제 등 플랫폼 친숙
임베디드 금융 신성장동력 총력전

▲배종찬 NH농협은행 임베디드금융국장. (사진제공=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올해 임베디드금융국을 신설하는 등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배종찬 NH농협은행 임베디드금융국장은 4일 “고객이 은행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고객이 머무는 플랫폼 안에서 은행을 만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NH농협은행 임베디드금융국은 비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해 생활 속 금융 서비스를 설계·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이 금융 생태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비금융 플랫폼에 금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전문 조직의 필요성이 커지자 출범했다.

배 국장은 고객이 은행을 찾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은 더 이상 은행 애플리케이션에만 머무를 수 없다”면서 “고객이 생활하고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플랫폼에서 접점을 넓혀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과 친숙한 MZ세대에게는 기존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접근보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MZ세대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쇼핑·여행·간편결제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하려 한다”고 했다.

컬리의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와 손잡고 출시한 ‘NH퍼플통장’은 임베디드 금융의 대표 사례다. 배 국장은 “컬리페이와 당근페이는 각각 이커머스, 중고거래 등 고객 일상과 밀접한 플랫폼으로 임베디드 금융을 통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확장에 적합한 파트너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네이버페이와도 업무을 추진 중이다. 그는 제휴 파트너 선정 기준에 대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플랫폼과 은행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금융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보안성과 안정성을 갖췄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제휴를 넘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핵심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임베디드 금융은 은행 입장에서 고객 기반 확대와 수신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배 국장은 “임베디드 금융은 단순한 신사업이 아닌 은행의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 축”이라면서 “기존 예대 중심 모델을 넘어 플랫폼 기반 금융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전략적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NH농협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을 경영진이 직접 챙기는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초 임베디드금융국 신설을 주도한 강태영 행장은 “플랫폼사, ERP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임베디드 금융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25년 제1차 신사업추진협의회’에서 임베디드 금융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전사적인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NH농협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의 외연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배 국장은 “중소기업, 공공기관, ERP 기업 등과의 협업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형뱅킹(BaaS) 전략도 함께 확장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NH농협은행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기업이 자체 플랫폼에서 기업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NH임베디드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특히 ERP사 등 비금융 제휴사의 플랫폼 내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반의 뱅킹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확장 중이다.

컬리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 ERP 기업, 공공기관 등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배 국장은 “생활·모빌리티·유통 등 다양한 산업 플랫폼으로 제휴 영역을 확대하고, API 기반 금융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생활 속 금융을 자연스럽게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베디드금융을 통해 고객이 금융을 더 쉽고 편리하게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NH농협은행이 임베디드 금융을 가장 잘하는 은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