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ㆍ금융주 주가 우상향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 수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자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자사주 소각액은 5619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4809억 원을 17% 웃돌았다. 같은 기간 자사주 소각 기업은 총 206곳으로 집계돼 지난해 전체(177곳)를 이미 초과했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 120곳, 코스닥시장 86곳이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여권이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나타났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과 김남근 의원,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은 취득 즉시 소각, 소각 기한 1년, 6개월 등 세부 차이는 있으나 모두 의무 소각을 규정하고 있다.
시장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와 금융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달 25일 개정안 예고 이후 주가가 일제히 우상향했다. SK는 지난 3일 기준 12.15% 상승했고 LS와 HD현대는 각각 9.41%, 6.23% 올랐다. 증권주 중에서는 부국증권이 28.41% 급등했고, 대신증권(10.91%), 신영증권(9.33%), 미래에셋증권(4.10%)도 강세를 보였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핵심 이슈는 자사주 소각”이라며 “상법 개정과 맞물려 기업들의 소각 발표가 전년 수준을 넘어섰고, 입법과 단기 제도 개선이 병행되면서 자본시장 구조 개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소각 이력이 있는 기업일수록 추가 소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SK, 미래에셋증권, 금호석유화학, 엔씨소프트, 신세계, 유한양행, POSCO홀딩스를 주목 종목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