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롬은 “사랑은 적극적 관심과 헌신, 그리고 책임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돈도 마찬가지다. 무관심 속에 방치하면 사라지고, 책임 없는 소비는 흔적만 남긴다. 사랑과 돈 모두 꾸준한 관심과 성숙한 태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롬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네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바로 훈련, 정신 집중, 인내, 그리고 최고의 관심이다. 사랑은 매일같이 연습하고, 한 가지에 집중하며, 긴 시간을 견뎌내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비로소 성숙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네 가지 조건은 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재테크의 기본은 훈련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가계부를 점검하거나 소비 습관을 돌아보는 작은 훈련이 장기적인 재정 건강을 만든다. 정신 집중은 투자에도 필수적이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세운 원칙과 목표에 집중할 때 안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인내 또한 중요하다. 단기간에 부자가 되겠다는 조급함은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 장기간의 기다림과 꾸준한 실천이 자산을 불린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관심은 삶의 우선순위다. 돈을 단순한 욕망 충족의 수단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고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바라볼 때 책임감 있는 관리가 가능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두 영역 모두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사실이다. 사랑에서의 상처와 시행착오가 성숙을 이끌어내듯, 돈도 잘못된 선택과 손실을 겪으며 지혜가 쌓인다. 완벽한 첫사랑이 없듯, 완벽한 첫 투자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피하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전환하는 태도다.

프롬은 “사랑을 배워야만 인간이 온전히 자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돈 역시 단순히 쌓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사랑이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만든다면 돈은 생활을 단단하게 지탱한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늘날 우리는 두 가지 잔고를 동시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랑의 잔고는 충분한가. 경제적 잔고는 안전한가. 어느 한쪽만 채워진 삶은 결국 불안정하다. 사랑과 돈, 이 두 가지 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다루는 일은 단순한 행복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언젠가 두 잔고가 동시에 넉넉해지는 순간, 인생은 단순한 기술의 차원을 넘어 예술로 변한다. 설렘과 안정, 두근거림과 평안이 동시에 흐르는 삶. 그것이 사랑과 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기술을 배우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