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와 같은 처분
중국 반도체 생산 비중은 작아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중국 난징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허가가 12월 31일부로 취소된다는 통지를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다.
TSMC는 성명에서 “상황을 평가하고 미국 정부와의 소통을 포함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그동안 난징 공장의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SDR)는 장중 2% 이상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여 1.1%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9일 같은 처분을 받았다. 조 바이든 전 미국 정부 시절 세 기업은 보안 요건을 준수하고 미국 정부에 특정 정보를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중국 내 공장에 장비를 계속 반입할 수 있는 면제 조치를 확보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과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과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VEU에서 제외된 기업은 중국으로 반도체 관련 장비와 물품을 반입할 때 건별로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첨단 제조 장비부터 예비 부품, 생산 과정에서 소모되는 화학 물질까지 모든 분야가 포함된다. 이는 전자레인지부터 휴대전화, AI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자제품에 동력을 제공하는 부품 공급망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국 정부로부터 건별로 허가를 받게 되면 이들 기업은 승인 대기 시간 등 공장 운영에 있어서 큰 차질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VEU 취소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매년 1000건의 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다만 중국 반도체 생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다. 대만 정부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유예 조치 철회는 난징 공장 운영의 예측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해당 공장은 TSMC 전체 생산능력의 약 3%를 차지해 미국의 조치가 대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VEU 취소는 세 기업 이외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반도체장비업체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