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년 만에 업계 1위...연매출 1200억, 누적 166억 개 팔려
어떤 재료와도 '안성맞춤' 소비자 레시피로 진화하는 '도화지 라면'

‘내 입에 안성맞춤’이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안성탕면은 약 42년간 스테디셀러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은 166억 개에 달하며 연간 약 1200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4일 농심에 따르면 안성탕면은 1983년 9월 처음 출시됐다. 안성탕면은 1982년 업계 최초로 안성에 스프전문공장을 세우며 개발을 시작했고, 첨단 스프 제조 방식인 진공건조를 적용했다.
농심은 42년간 장수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된장’을 꼽았다. 옛날 시골 장마당에서 맛볼 수 있는 ‘우거지 장국’의 맛을 재현해 보자는 제안에 따라 만들어진 안성탕면은 소뼈와 고기에서 우러난 깊은 맛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울려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된장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식재료 중 하나로 각종 탕과 찌개 요리의 국물 맛을 내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육류나 해산물과 함께 사용하면 특유의 잡내와 비린내를 잡아주며 재료 본연의 맛을 더 잘 살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성탕면의 제품명은 경기도 안성의 지명에서 따왔다. 안성은 곡창지대, 우시장으로 소문난 지역으로 특히 유기가 유명해서 ‘안성맞춤’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던 지역이었다. 농심은 안성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점에 착안,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더하기 위해 지명을 제품 이름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안성탕면은 광고로도 유명세를 탔는데, 푸근하고 인심 좋은 어머니 이미지를 지닌 배우 강부자를 모델로 세워 인기를 끌었다. 강부자는 ‘허허허, 라면은 농심이 맛있습니다’라는 카피로 1985년부터 8년 동안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안성탕면은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 출시 4년 만인 1987년에 매출 442억 원을 달성했다. 당시 삼양식품에 밀려 라면업계 만년 2위 기업이었던 농심은 안성탕면 출시 이후 1년 6개월 만인 1985년 3월 점유율 40.4%를 기록하며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영남탕’, ‘호남탕’, ‘서울탕’ 등의 미투(모방) 제품이 잇따라 등장해 당시 안성탕면의 인기를 방증하기도 했다.
어떤 재료와도 찰떡궁합을 선보이는 안성탕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는 도화지 같은 라면’이라 불리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안성탕면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로 꼽히는 계란과 파는 물론, 굴과 대게, 버섯, 매생이, 돼지 목살 등 각양각색의 재료를 넣어 안성탕면을 즐기는 모습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자체 진행한 시장 조사 결과에서도 평소 안성탕면을 즐겨 먹는 소비자의 90%가 안성탕면이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고 응답했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2023년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순한 맛 신제품 ‘순하군 안성탕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순하군 안성탕면은 기존 된장 베이스에 닭 육수를 더해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스코빌지수(매운 정도)가 0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