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 SK하이닉스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이에 힘입은 실적 개선세가 반영된 결과다. 신용등급은 기존 ‘BBB’를 유지했다.
S&P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우수한 영업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HBM 분야의 선도적 시장 지위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4% 성장한 뒤 2026년에는 6% 수준으로 둔화하겠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2025년 59%로 정점을 찍은 후 2026년에도 56%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AI 연산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와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 확대도 HBM 시장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S&P는 “ASIC은 GPU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성격이 강해 HBM 수요가 최소 2027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무지표 개선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HBM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올해 연말까지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을 0.1배로 낮추고, 2026년에는 순현금 우위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3E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 압박 리스크는 존재한다. 현재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지만, 공급 확대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2026~2027년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S&P는 “HBM3E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나 SK하이닉스의 기술 우위와 고객 신뢰를 감안할 때 HBM4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며 “차세대 HBM4가 HBM3E의 수익성 하락을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전반의 사이클 변동성과 글로벌 무역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심화로 반도체 관세가 높아질 경우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