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도 안하지만 고용도 안한다⋯미국 경제 새로운 위험”

입력 2025-08-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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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도 노동시장 취약성 주시

▲한 구직자가 온라인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 )
▲한 구직자가 온라인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 )

기업들이 해고를 많이 하지 않지만 채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이 보이자, 이러한 노동시장이 미국 경제의 새로운 위험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해고율은 전체 고용 대비 1%로, 2021년 고용 시장이 호황을 누렸을 당시 기록했던 0.9%에 약간 못 미치는 역대 최저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

직원 해고의 또 다른 지표인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지난 1년간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경제학자들은 불확실한 시기에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않으려는 이러한 ‘노동 비축(labor hoarding)’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호전될 때 훈련받지 않은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필요보다 많더라도 노동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WSJ은 “최근 들어 노동 비축 현상이 과거보다 더 강해졌다”면서 “팬데믹 초기 대규모 해고 후 인력 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기업들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노동시장이 호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업들이 채용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채용률(전체 고용 대비 신규 채용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의 3.9%보다 낮고, 2021년 11월 일자리 시장이 급반등했을 당시 기록한 4.6%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렇게 채용이 워낙 적기 때문에, 해고가 조금만 늘어나도 전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채용이 더 줄 경우에도 일자리 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국 기업 5곳 중 1곳은 올해 하반기 채용 축소를 계획하고 있었다. 이는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결국 사소한 충격에도 고용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7월 고용보고서에 포함된 수정치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의 일자리 증가세가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노동시장의 취약성은 연준 내부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음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 잭슨홀 회의에서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냈다.

또한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현재 ‘이상한 균형(curious balance)’ 상태에 있다”면서 “이민 제한으로 인해 노동 공급이 줄어든 상황이 수요 둔화를 상쇄해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 미묘한 균형 속에서 고용시장의 악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저해고·저고용 국면이 곧바로 일자리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은 이미 1년 이상 지속돼 왔다”면서도 “최근 몇 달 동안의 일자리 증가세가 워낙 낮아, 연준이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경제가 일자리를 잃기 시작하면 그 과정은 자가 증폭적으로 진행된다”면서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줄여 해고가 더 늘어나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조금이 아니라 대폭 내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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