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법 통과 후 본격 질주
SC, 연말 전망 7500달러로 상향

24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4900달러(약 680만 원)를 돌파하며 약 4년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4946.05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전 최고가는 2021년 11월의 4878달러였다.
반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주춤하다. 비트코인 가격은 7월 10일 이후 최저치인 11만779.01달러까지 떨어지고 나서 11만2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사상 최고 기록은 13일 기록한 12만4496달러다.
최근 한 달간 이더리움이 26% 급등한 데 반해 비트코인은 4% 하락해 대비를 이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더리움은 미국 의회가 지난달 17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체계화한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킨 뒤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대부분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통해 발행·거래되고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의 98%를 차지하는 테더(USDT)와 서클(USDC) 모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코인셰어스의 제임스 버터필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 심리가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특히 스테이블코인 대규모 거래의 주요 매개체로서 이더리움의 위상이 확고해졌다. 최근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 이후 이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단순히 가격 상승에 의존하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보유자가 토큰을 예치해 네트워크 운영을 지원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어 더 적극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전문 유튜브 채널 마일스도이처파이낸스를 운영하는 마일스 도이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지쳤지만 이더리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들의 매수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이더리움 가격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에 육박했다”면서 “하반기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신 이더리움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출범 10년 된 이더리움에 새 활력이 불어 넣어졌다”고 짚었다.
미국 퇴직연금‘ 401k’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해부터 공개적으로 이더리움 매수를 권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더리움을 매수하기 좋은 때”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최근 이더리움 가격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4000달러에서 7500달러로 88% 상향했으며 2028년에는 2만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SC은행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8년 말까지 약 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수수료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