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법원서 정리 절차 진행 중
최대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도 위기

천문학적인 부채를 떠안고 경영난에 빠진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공식 상장폐지 됐다. 2021년 시작된 중국의 부동산 부진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헝다의 상장사 자격이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거래소는 이미 20일에 상장폐지를 예고한 상태였다.
헝다는 지난해 1월 홍콩 고등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아 주식 매매가 정지된 상태였다. 이후 18개월 넘게 매매정지 기간이 이어지며 거래소는 상장폐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상장폐지에도 청산 마무리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들과의 소송도 수백 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청산 업무를 맡은 미국 컨설팅 회사 알바레즈앤마살에 따르면 헝다는 280개 이상의 도시에 1300건이 넘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2곳의 구조조정도 실패해 자산 정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헝다는 1996년 광둥성 광저우에서 설립된 회사로 2009년 홍콩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중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계속되며 헝다 역시 계속 성장세를 달릴 것 같았지만, 2020년 이후 자금난이 알려지는 등 경영 위기가 시작됐다.
계약자들이 계약금을 지급했는데도 주택을 인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했고, 신용 불안에 신규 계약자 수는 급감했다. 돈이 없어 주택을 완공하지 못하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신규 계약을 망설이는 악순환이 계속되며 2023년 6월 기준으로 헝다의 부채 총액은 2조3882억 위안(약 463조 원)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 지원에 나섰지만 위기는 계속돼 2023년 10월 자금난으로 해외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판정을 받았다. 현재 홍콩 고등법원에서 법적 정리 신청 심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중국의 이러한 부동산 위기는 헝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홍콩 고등법원은 헝다 외에도 경영난에 빠진 화난청홀딩스에 대해서도 법적 정리 절차에 착수했다. 이외에도 비구이위안은 올 상반기에만 최대 215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151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크게 확대된 규모다.
무디스는 “중국의 부동산 판매액은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일부 대도시에서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선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