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다롄서 본 '중국의 추격 그리고 추월'

입력 2025-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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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맞아 중국 다롄에 다녀왔다. 중국 여행 자체가 처음이어서 설렜지만, 30년간 체득된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 더 컸다. 짝퉁 천국, 위생 불량, 몰상식한 시민 의식. 나에게 중국은 그저 ‘후진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웬걸. 시내에 들어서자 머리끝까지 치솟은 초고층 빌딩들의 끝없는 향연이 펼쳐졌다. 땅 부자답게 도로는 넓고 정비가 잘 돼 있었으며, 길거리엔 쓰레기통 하나 없는데도 서울보다 깨끗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기술 수준이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장기화로 고통받고 있다지만, 중국에서만큼은 딴 나라 이야기 같았다. 다롄 거리엔 BYD, 샤오펑, 니오, 지리 등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즐비했다. 충전 인프라 역시 촘촘하게 깔려 있었고, 주요 도시에선 이미 무인 택시가 달리고 있다고 했다. ‘전기차 천국’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은 탄탄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로 다롄의 한 쇼핑센터 내 스마트폰 매장 6곳 가운데 5곳이 샤오미, 화웨이, 아너, 비보, 오포 등 자국 브랜드였으며, 해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깊다”며 “서비스와 시스템도 중국 환경에 최적화돼 있어 해외 브랜드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차세대 기술 패권의 승부처로 규정하며 반도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기를 3440억 위안(약 65조60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전략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다. 올해 1월에는 600억 위안(약 11조6000억 원) 규모의 AI 산업 전용 펀드도 새로 출범했다. 말 그대로 돈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왜 기를 쓰고 중국을 견제하려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았다. 그간 중국을 늘 후발주자로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한국이 추격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속도와 저력을 과소평가하는 순간, 우리의 시장은 순식간에 잠식될 수 있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한 이후 미·중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한국은 생존 전략을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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