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증액 요구→美 무기 구매 압박
안두릴 국내 진출과 맞물려
AI 플랫폼 등 첨단전력 투자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증액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안두릴'의 국내 진출과 맞물려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한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려 했다. 구체적 증액 수준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부터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정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8%가량으로 인상하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은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이상 증액을 요구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는 곧 미국산 무기를 더 사라는 뜻이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유럽의 경우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입 다변화를 도모했지만 결국 수입액 중 미국산 무기의 비중이 52%(2015~2019년)에서 64%(2020~2024년)로 증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후 네덜란드가 5억 달러, 스웨덴ㆍ노르웨이ㆍ덴마크가 합동으로 5억 달러 규모의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선례도 있다.

심성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도 국방비 증액 시 미국산 무기 수입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무기 소요 현황, 예산 마련 등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매 대상 무기 체계로는 재래식 무기보다는 정찰, 감시 체계 강화를 위한 첨단전력 투자가 우선 거론된다. 미국 방산 AI 스타트업 기업 안두릴의 ‘래티스‘(Lattice), 팔란티어의 ‘고담‘(Gotham)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위성, 지상 기반 레이더·감시체계 등을 통합해 ‘시스템 오브 시스템(System of Systems·SoS)‘으로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SoS는 시스템이 운영 및 관리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시스템이 상호 조율 및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안두릴은 최근 한국 지사 공식 출범을 했고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HD현대, 대한항공 등과 협력하는 등 빠르게 접촉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공중, 무인 잠수정 등 무인 체계가 전부 개별 운영 중이다. 결국 빠른 정보 수집과 판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스템 통합이 한국에 없다”면서 “안두릴 입장에서도 시스템 확장을 할 수 있어 이득이다. 결국 미국산 AI 플랫폼을 한국에 판매하는 식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