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은 21일 석유화학 공급 구조조정 필요성에 민간-정부 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안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이후 이어진 불황에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기존의 경기 순환 논리가 무의미해졌다. 재무 건전성과 효율적 설비 운영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전일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대상으로 3대 구조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과잉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제품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충격 최소화가 핵심이다. 기업 스스로 자구 노력을 통해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하면, 정부가 종합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에틸렌 등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과잉 공급 해소에 나선다. 현재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1167만 톤인데, 이 가운데 270만~370만 톤 규모 설비를 폐쇄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업황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구조적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에틸렌 기준 공급과잉 규모는 2023년 4400만 톤에서 2028년 6100만 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여기에 2026년 가동 예정인 S-Oil 샤힌 프로젝트(에틸렌 180만 톤)와 중국·중동의 대규모 투자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호황기에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전략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설비 감축이 ‘모범 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 일본은 정부 주도로 5년 단위 석유화학 구조개혁을 추진 중이며, 2017년 이후 2028년까지 총 430만 톤의 에틸렌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