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반등전략은 ‘정면돌파’
검찰·사법·언론 개혁 거침없이 추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약 7개월 만에 30%대로 내려온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민생 행보에 나섰다.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 이틀간 머물며 현장을 점검하고 영남발전특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민주당 지지층이 취약한 대구·경북(TK)민생 현장을 직접 챙겨 하락세인 당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20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당대회 이후 호남발전특위를 만들어서 호남의 발전을 꾀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면서 “영남의 인재를 발굴·육성하고 지방선거에도 대비하는 가칭 영남발전특위를 사무총장께서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임미애 의원은 “대구·경북은 오랫동안 한 정당이 권력을 독식해서 전국 발전 상황과 비교해 매우 뒤처진 상황”이라며 “영남발전특위를 제안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끝나고 바로 경주시 포석로에 있는 황리단길을 찾아 30여 분간 거리를 걸어 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다. 흰색 반팔 셔츠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나타난 정 대표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또 황리단길에 있는 분식집 등을 방문해 간식거리를 구매했고 ‘정청래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손을 흔들어 호응했다.

정 대표의 경주 일정은 이틀째다. 정 대표는 전날(19일) 불국사 총지당에서 조실 큰스님과 혜주 큰스님, 선덕 큰스님, 선행 부주지 등을 예방한 데 이어 경주 경북문화관광공사 육부촌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준비현장 점검’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경북 청도군 무궁화호 열차사고 사망자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지원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무궁화호 열차 사고에 대해 “누가봐도 완벽한 인재”라면서 “원시적인 사고가 이재명 정부에서 또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빈소)현장을 찾은 노동부 장관, 국토부 장관에게 유가족이 말하는 것을 다 듣고 들어드릴 수 있도록 당부했다”고 했다.
정 대표가 이틀째 경주에 머물며 APEC 정상회의·민생 현장을 직접 챙기고 영남발전특위를 띄운 것을 두고 현재 민주당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9.9%로 전주 대비 8.5%포인트(p)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건 올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6.7%로 6.4%p 올랐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여당과 제1야당의 지지율 격차는 3.2%p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민주당은 반등 전략으로 ‘숨고르기’ 대신 ‘정면돌파’를 택했다. 국민과 약속한 검찰·사법·언론 등 3대 개혁을 추석 전에 입법시켜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경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침없는 개혁 과제의 추진, 그리고 이 나라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을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게 결국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일”이라면서 “이 원칙을 가지고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