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 전문가 영입 붐

입력 2025-08-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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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출처=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출처=한국거래소)

대형 로펌에서 한국거래소 출신 인력 채용 범위를 기존 상장 공시 부문에서 시장감시 부문으로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상장·공시 업무 경력만이 로펌 진출의 주요 통로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불공정거래 심리 및 시장감시 경력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김경규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부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김 고문은 거래소에서 특별심리부장, 공매도특별감리부장 등을 역임하며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심리와 시장감시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그동안 거래소 출신 인력이 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는 꾸준히 있었지만, 대부분 상장·공시 업무 경험자였다. 시장감시 출신이 로펌에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거래소 내부에서도 김 고문을 영입한 태평양이 그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태평양은 이번 영입을 통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분야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로펌에서 거래소 인력을 충원할 때 예전에는 상장·공시 심사 출신만 선호했지만, 이제는 불공정거래 심리와 시장감시 업무 경험까지 갖춘 인재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며 “정부 정책 방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재명 신정부가 내세운 ‘주가조작 근절’ 의지와 무관치 않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가 핵심 아젠다로 떠오르자, 관련 법률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감시 인력에 대한 로펌의 수요 증가는 이러한 정책 기조를 선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거래소 출신으로 로펌행을 가는 인력 중에서는 '상장·공시 심사' 경력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통했다. 이들은 몸값도 가장 높았다. 상장·공시 분야는 기업 한 건당 자문료가 크고 곧바로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감시 업무는 지금까지 로펌에 뚜렷한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거래소 출신 로펌 관계자는 "시장감시 경력만으로는 지금 당장 수익이 크지 않지만, 신정부가 불공정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현상황으로 봤을 때 앞으로 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선점하려는 차원에서 먼저 인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로펌의 기업 자문과 소송 대응 영역은 단순 상장·공시에 한정해 ‘이 사람이 얼마를 벌어다 줄 수 있느냐’만을 따졌던 반면, 이제는 주가조작·불공정거래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앞으로 시장감시 출신들의 몸값이 정부 규제 강화와 맞물려 오르고, 로펌의 인재 수요는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공동 출범시킨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다음 주로 출범 1개월을 맞는다. 업계에서는 '1호 성과' 발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대응단장을 맡은 이승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패가망신 사례를 보여주겠다"고 주가조작 근절 의지를 밝힌 가운데 첫 적용 대상이 될 4개 사건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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