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계열 두 증권사의 벌어진 실적 격차… 서학개미가 갈랐다

토스證, 해외주식 호조에 역대급 실적
카카오證, 흑자 전환에도 성장세 '물음표'
서학개미 파급력 커…하반기 전략 주목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해외주식 거래 시장에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를 먼저 선점한 토스증권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한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성장 속도에서는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89억 원으로 452% 급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토스증권의 2분기 해외주식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 관련 수수료 수익과 환전 수수료 수익 역시 각각 177%, 129% 증가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94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198억 원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영업이익 역시 52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전체 예탁자산과 주식 잔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31% 늘었다. 분기 주식 거래액도 23조5000억 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토스증권과 비교하면 수익성 격차는 여전히 10배 이상 벌어진 상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2020년 2월, 토스증권이 202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이 빠르게 치고 올라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이 서학개미를 선점한 것이 격차를 갈랐다고 보고 있다.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일찍 시작해 서학개미 유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2021년 12월 해외주식 중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수점 거래, 주식 모으기 등 기능으로 해외주식 투자층을 공략했다. 특히 기존 대형 증권사와 차별화된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역시 서학개미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2022년 2월이 지나서야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고, 해외주식 중개 역시 늦어졌다. 플랫폼 기반 강점은 있었지만 주식 중개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 성장세는 대형 증권사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 점유율은 2022년 5%에서 지난해 말 20%까지 올라, 기존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토스증권은 최근 미국 현지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취득해 현지 상품 중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이 서학개미를 발판 삼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라는 플랫폼 기반 강점이 있었지만 주식 중개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며 "토스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