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 중인 에이엘티가 2017년 설립 당시부터 쓰던 사명을 불가피하게 바꿔야만 할 처지가 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엘티는 9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명을 ‘알트’로 변경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상호가 변경되면 회사는 8년여 만에 이름이 바뀌게 되는 셈이다.
에이엘티가 불가피하게 상호를 바꾸는 것은 코스닥 시장에 동일한 사명의 상장사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양사는 영문명(ALT Co.,Ltd.) 상호까지 동일하다.
회사 측은 “동일한 상호명 사용으로 투자자와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합병법인의 사업 내용이나 재무 상태, 기타 중요한 정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또 동일 상호명을 가진 법인의 사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상표권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배제하기 위해 변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27일을 합병 기일로 IBKS제21호 스팩과 합병ㆍ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에이엘티는 설립 이후 국내외 통신사와 IPTV 사업자에 키즈폰, 시니어폰, 셋톱박스 등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특히 전체 매출의 75% 이상 차지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부문을 통해 스마트폰 이용률이 낮은 저연령층과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으로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에이엘티는 최근 3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548억 원에서 2024년 1276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22년 12억 원 적자에서 2023년 120억 원, 2024년 153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704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을 기록했다.
재무 안정성 또한 양호하다. 2025년 반기 말 기준 유동비율 311.5%, 당좌비율 263.9%로 업종 평균보다 높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출채권회전율은 16.8회로 현금 회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부채비율은 45.2%이며 상장 후에는 40.3%로 개선이 예상된다.
합병ㆍ상장을 통해 에이엘티로 유입될 자금 규모는 98억 원가량이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재고자산 구매,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 이미 상장돼 있는 에이엘티는 상장을 추진 중인 회사와는 별개의 법인이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전문 기업으로, 웨이퍼 테스트 및 패키징 테스트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회사의 2024년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 367억 원, 영업손실 12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액 101억 원, 영업손실 31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