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글로벌 ‘효자’ 삼성 갤럭시, 여전히 높은 중국 벽

입력 2025-08-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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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오닝성 다롄 삼성 매장 가보니
"갤럭시 Z폴드7이 가장 잘 팔려"
"가격대 높아⋯35세 이상 60세 미만 손님 많아"
점유율 벽은 여전
"원UI OS 복잡해⋯중국인 사용하기 까다로워"
자국 충성도 높은 시장 특성⋯ 애플 직영 매장도 철수

"삼성 스마트폰은 일단 너무 비싸요. 또 중국 제품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엔 시스템이 불편한 점도 있죠." 중국 스마트폰 매장에서 만난 판매 직원들의 얘기다.

8일 방문한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입구를 지나자마자 줄지어 늘어선 스마트폰 매장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센터 안에는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아너 등 총 6개의 스마트폰 매장이 있었다. 해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 매장 입구에는 지난달 출시된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플립7’ 광고판이 크게 걸려 있어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매장 내부는 평일 낮임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한산했다. 바로 옆의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매장에는 한두 팀씩 손님이 드나들었지만, 삼성전자 매장은 고요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매장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매장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삼성전자 판매 직원 A 씨는 “다롄시 전체에는 총 다섯 곳의 삼성전자 매장이 있다. 이 매장은 올해로 5년째 운영 중”이라며 “통상 평일보다는 주말에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최근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갤럭시 Z폴드7'을 꼽았다. 다만 가격이 워낙 비싸 젊은층에서는 많이 찾지 않는다고 했다. 갤럭시 Z폴드7 12GB 메모리·256GB 스토리지 모델의 현지 판매가는 1만3999위안(약 271만 원)으로,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폴더블폰 ‘메이트X6’(1만1999위안·약 232만원)와 비교해 40만 원가량 더 비쌌다.

A 씨는 “이번 폴더블폰 신제품이 가장 잘 나간다”면서도 “중국 브랜드 제품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이 비싸기 때문에 20대보다는 35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매력이 충분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매장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매장 전경. (박민웅 기자 pmw7001@)

스마트폰 이외의 다른 제품 역시 높은 가격대가 발목을 잡았다. A 씨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링에 대해 “디자인은 평가가 좋은 편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주변 다른 매장 직원들 역시 삼성전자 제품은 가격대가 높아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된다고 말했다. 샤오미 판매 직원 B 씨는 “샤오미에서 가장 좋은 제품이 6500위안 정도인데, 삼성전자 제품은 훨씬 더 비싸서 소비자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체제(OS)가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화웨이 판매 직원 C 씨는 “삼성전자 OS는 중국 제품과 달라서, 일반 중국인들이 사용하기엔 까다롭고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Z폴드7(왼쪽)과 갤럭시 워치(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갤럭시 Z폴드7(왼쪽)과 갤럭시 워치(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실제로 샤오미의 ‘미UI’나 화웨이의 ‘하모니OS’ 등은 현지 시스템에 최적화돼 결제·알림·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기능이 중국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동되지만, 삼성전자 OS ‘원UI’는 아직 이런 현지 특화 서비스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배포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위 4개 업체는 모두 중국 브랜드로, 화웨이(18.1%)·비보(17.3%)·오포(15.5%)·샤오미(15.1%)가 차지했다. 미국 애플(13.9%)은 5위로, 외국 기업 중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해당 조사에서 집계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비중이 낮았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1위를 굳건히 지킨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상황이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비단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애플 역시 갈수록 중국 시장에서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최근 다롄시 파크랜드 쇼핑센터에 있던 직영점 바이옌청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중국 내 애플 직영매장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차이나텔레콤과 협업해 출시한 중국판 폴더블폰 모델 ‘W25’(왼쪽)와 ‘W25 플립’(오른쪽) (박민웅 기자 pmw7001@)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차이나텔레콤과 협업해 출시한 중국판 폴더블폰 모델 ‘W25’(왼쪽)와 ‘W25 플립’(오른쪽) (박민웅 기자 pmw7001@)

특히 중국 시장은 자국 기업에 대한 국민의 충성도가 높아 진입이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협업해 중국판 폴더블폰 모델인 ‘W25’와 ‘W25 플립’을 출시했다. 기본 사양은 갤럭시 Z폴드·플립6와 같지만, 디자인에서 중국인들이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금색을 적용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A 씨는 “W25 시리즈는 기존 모델과 기능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디자인 면에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올해 연말에도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샤오미, 아너 매장이 줄지어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갤러리아 쇼핑센터 내 삼성전자, 샤오미, 아너 매장이 줄지어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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