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도 사상 최고치 경신
시총도 4000억 달러 불어난 3.4조 달러
6일 트럼프와 함께한 행사로 투자자 안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애플에 미국산 아이폰을 생산하라며 쿡 CEO를 거세게 압박했는데 들어주기 힘든 이 요구는 피하면서 트럼프를 만족시키는 묘수를 쿡 CEO가 보여줬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4% 급등한 229.35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3월 7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애플 효과에 뉴욕증시 나스닥지수도 0.98% 오른 2만1450.0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주 13.33% 올라 2020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주간 시총도 4000억 달러(약 557조 원) 이상 불어나 3조4000억 달러에 이르면서 1위 엔비디아(약 4조4550억 달러), 2위 마이크로소프트(MS, 3조8800억 달러)와의 격차도 좁혔다.
앞서 쿡 CEO는 6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애플은 향후 4년간 미국 기업과 부품에 10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의 대미 투자 규모는 총 6000억 달러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은 미국산 칩을 많이 구매하고 있고 미국에 공장도 짓고 있어서 향후 반도체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행사에서 그는 “반도체에 10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애플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쿡 CEO의 전격적인 백악관 방문으로 이런 불안이 완화한 것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관세 인상이 없더라도 이번 분기(7~9월) 관세 비용이 1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새믹 채터지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는 “애플과 쿡 CEO는 관세로 인해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난관과 관련해 수개월 동안 이어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있어 교과서적인 사례를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그는 애플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CNBC는 “쿡 CEO는 트럼프가 원하는 미국산 아이폰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생산에 대한 자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오래전부터 쿡 CEO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인도 등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말해왔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 관세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지난주 행사에서는 아이폰 최종 조립이 당분간 다른 곳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쿡 CEO의 언급에도 공격적인 애플의 투자 계획에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CNBC는 전했다.
밥슨칼리지의 피터 코헨 교수는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할만한 것을 제공한다면 회사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문제가 일정 기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