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재 전선 동결과 도네츠크 일부 요구
유럽·우크라이나, 상호 영토 교환으로 맞서
나토 가입 등 철저한 안보 보장도 요구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세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큰 관심을 받는 나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15일 위대한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8일로 예정했던 대러시아 추가 제재도 연기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 탓에 다른 국가 방문이 제한적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10년 만에 미국 땅을 밟게 됐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까지 받아들일 휴전안을 양국 정상이 도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이 휴전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휴전안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약 3분의 1을 자신들에게 넘기는 것을 휴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의 전선을 동결하는 것도 러시아는 요구했다.

알래스카 회담에 초대받지 못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영토 문제 해법은 우크라이나 헌법에 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영토를 점령자들에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도 러시아의 살상과 포격이 이어졌다. 밤새 우크라이나를 향해 100기 넘는 공격용 드론이 날아왔고 낮에는 공중 폭탄 투하와 최전선을 향한 격렬한 공격이 있었다”며 “러시아군에 공격을 멈추라는 어떠한 명령도 내려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린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동맹들과 논의하고 있고 미국과도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며 “모든 것은 러시아에 가해지는 적절한 압박에 달려있다는 점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도 러시아 제안에 반발했다. 특히 알래스카 회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배제된 것을 의식해 자체 협상 원칙을 선제적으로 미국에 제시했다. 원칙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회의한 후 마련됐다.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원칙에는 다른 어떤 조치가 이행되기 전에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포함됐으며, 영토 교환은 상호 방식으로만 가능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우크라이나가 일부 지역을 양보하면 러시아도 일부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는 잠재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함한 철저한 안보 보장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3년 넘게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워온 우크라이나 국민 없이는 우크라이나 미래는 결정될 수 없다”며 “이번 문제는 유럽 안보와도 관련된 것인 만큼 유럽인들 역시 필연적으로 해결책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