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 기승

입력 2009-08-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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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함량 차이 및 부작용시 책임소재 불분명해 소비자 주의 필요

“남편이 미국 출장때 사온 약이에요. 싸게 팝니다. 직거래 가능”

350만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XX'에 등록된 게시물 내용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브랜드의 다른 성분이나 가짜 약 등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제품의 판매가 성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프릴리지를 판매하고 있는 불법 사이트 메인화면

약사법에 의하면 의약품의 경우 약국에서만 유통, 판매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 거래는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상에서 센트룸, 비아그라, 프릴리지 등 다국적 제약사의 유명 브랜드 의약품을 값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과 불법 판매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불법유통은 2007년 124건,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124건이 적발되는 등 증가추세에 있다.

최근 세계 최초의 '먹는 조루약'으로 불리우며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얀센의 프릴리지(Priligy)는 오는 9월경 국내시판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불법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판매가 행해지고 있다.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사이트 이름도 제품명과는 조금 다른 ‘prillz’로 바꾸고 화면 하단에는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인증한 표준약관을 사용합니다’란 문구와 통신판매업신고번호까지 기재돼 있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판매사인 한국얀센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하고 “정확한 유통경로를 회사차원에서 파악할 것이지만 의약품 온라인판매가 명백한 불법이고 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제조기술이나 생산공정, 원료의 품질관리 등에 따라 약효의 차이가 생기고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구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관계자는 “매년 이 같은 불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해당 제품명을 교묘히 속이거나 사이트가 폐쇄조치 되면 또 다른 이름으로 판매를 감행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해 불법성 여부가 확인되는 즉시 폐쇄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특히 의약품 온라인 구매는 부작용이 발생했을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절대로 구입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전 세계 8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멀티비타민 `센트룸`의 경우도 나라별 식생활과 일일 영양권장량에 맞춰 다르게 제조하고 있으나, 미국 제품 등이 인터넷에서 싼 가격으로 불법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센트룸은 같은 브랜드지만 한국인에 맞게 제조된 한국 센트룸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게 판매사인 한국와이어스의 설명이다. 비타민 A나 철분 등이 한국인의 영양기준에 비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식약청에서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7가지 성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와이어스 관계자는 “불법유통 제품은 품질검사 없이 불확실한 유통경로를 거치므로 사용기한이 넘었거나 변질의 여부도 알 수 없어 매우 위험하며 최근 일부 국가에서 가짜 제품이 보고된 사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러한 의약품 불법유통을 근절하고, 한국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불법의약품 근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또한 박스포장 디자인을 한글로 변경해 쉽게 정식 제품을 구별하도록 했다.

인터넷상에서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대표품목인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경우에는 아예 국가별 성분의 차이가 아닌 거의 대부분이 가짜약에 해당되기 때문.

화이자의 ‘비아그라’ 온라인 판매는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상반기 식약청에 단속된 비아그라 불법 싸이트는 105곳으로 비타민 등 일반의약품(176곳)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현재도 한 포털의 인터넷까페에서 키워드 검색을 하면 관련 까페만 20여건이 검색될 정도로 의약품 불법판매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짜 비아그라 제품에서는 생산과정에서 쥐약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화이자 관계자는 “비아그라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약국을 통해서만 공급되는 것이 정식제품이며 인터넷 등 다른 경로로 판매되는 것은 모두 가짜”라며 “특히 음성적으로 구입한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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