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레르기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선점한 이 시장에 국산 신약이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알레르기 치료제 연구개발(R&D)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한양행, HK이노엔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면역글로불린E(IgE)나 야누스키나제(JAK) 등을 억제하는 원리로 두드러기 및 천식 등의 질환에 사용된다. 노바티스·로슈, 애브비,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이 개발한 오리지널 제품이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에게는 문턱이 높은 시장이다.
최근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알레르기 치료제 ‘GI-301(레시게르셉트)’에 대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물질특허 등록결정을 받았다. GI-301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IgE와 자가항체 등에 결합해 알레르기 반응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GI-301의 고유한 아미노산 서열과 단백질 구조를 보호하는 것이다.
올해 6월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GI-301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 대상 소규모 1b상에서 기존 노바티스·로슈의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졸레어’ 대비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대표 평가지표인 7일 평균 두드러기 점수(UAS7)를 기준으로 우수한 완전관해 환자 비율을 보였다.
GI-301는 유한양행이 2020년 7월 총 1조4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도입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등을 적응증으로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은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다. 일본 판권은 일본 현지 기업인 마루호에 2023년 10월 기술이전됐다. 유한양행은 임상 1b상 최종 결과를 분석 중이며, 다음 개발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HK이노엔은 IN-115314를 사람 대상 연고제, 반려동물 대상 경구제로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동물 대상 임상은 올해 5월 승인돼, 최근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동물 대상 3상을 개시했다. 사람 대상 임상은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을 승인받았다.
IN-115314는 JAK-1 억제 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물질이다. 염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해 JAK-1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약물 대비 전신 흡수량이 적어 부작용 위험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의 ‘젤잔즈’와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 등이 유사한 기전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HK이노엔은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JAK-1 억제 계열 약물을 연고제로 개발하는 사례는 IN-115314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마무리된 임상 1상에서 대조약 대비 우수한 아토피피부염 치료 효과를 관찰했고 안전성과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다. 임상2상에서는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적정 용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알레르기 치료제의 글로벌 수요가 꾸준한 만큼,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배출에 대한 기대감이 모인다. IgE 억제 기전의 졸레어는 지난해에만 노바티스에 3억9900만 달러(5545억 원), 로슈에 24억7000만 스위스프랑(4조2488억 원)의 매출을 안겼다. JAK-1 억제 기전의 젤잔즈와 올루미언트 매출은 각각 11억6800만 달러(1조6234억 원), 9억5700만 달러(1조3301억 원)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