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기존 경쟁력 상실, 굴욕적 실패”라고 비판하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최선을 다해 선방한 결과, 세부내용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기재위원장은 “대미 투자 방법 및 시기 등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거나 우리와 미국 측의 설명이 다르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지위 상실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여전한 만큼 불확실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선 '경쟁력을 스스로 내어준 협상'이라며 날 선 지적을 이어갔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일본과 똑같이 국가별 상호관세가 15%로 정해진 것에 대해 선방을 했다고 자화자찬을 하는데 사실 한국은 FTA 체결로 무관세였던 것이 15%가 된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석 의원도 “여러 상황을 볼 때 실패한 협상이었다”며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되고, 재무통상 관련 장관 미팅도 불발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가 다급하게 굴욕적으로 협상에 임한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굴욕적이지 않았다. 당당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할 말 다했다"며 "새 정부가 들어오기 전까지 얼마나 (정국이) 불안했나. 일본이나 EU는 그때 협상을 하고 있었다. 새 정부로 바뀌어서 일주일 정도를 줄기차게 매달려서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이라고 답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미국에 투자할 펀드 규모가) 총 3500억 달러"라며 "대한민국이 45년 동안 대미 직접 투자를 한 액수가 2450억 달러다. 지난 45년 동안 대미투자를 한 것보다 1000억 달러가 더 많다"고 우려했다.
구 부총리는 "절대로 자화자찬하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 같은 경우 (우리가 자동차 관세) 12.5%를 강력하게 주장하니까 (미국) 상무장관은 '하지 마라. 그리고 25%를 받아라'라고 했다. 그 때 이걸 어떻게 하냐는 고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당 측은 부총리와 실무진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번 협상에서 대체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 같고,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이번에 관심을 받았던 부분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마스가(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데, 제가 보기에는 공직자들의 상당한 창의성이 발휘된 아이템 같다”고 말했다.
안도걸 의원도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얻어냈다고 보인다”며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도 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임 기재위원장은 정부가 협상 뒷이야기와 구체적인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