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자금, AI·반도체·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에 재투입
"지분은 정리…협력은 지속"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 시사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의 보유 지분을 전량 정리하며,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 6년 전 이뤄진 대규모 투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룹의 재무 유연성과 신사업 투자 여력도 함께 확대됐다.
6일 투자은행(IB)업계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SK는 베트남 내 투자법인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 중이던 빈그룹 지분 6.05%를 모두 매도했다. 해당 거래는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기관 간 장내분할매매 방식으로 순차 진행됐으며, 사전 지정된 제3자에게 단계적으로 넘겨졌다.
이번 매각의 전체 규모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 최대 1조3000억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첫 번째 매각분(지분의 22%)에서만 약 1200억 원이 유입된 바 있다. 이후 빈그룹 주가가 3만9000VND에서 10만4000VND까지 뛰면서 평균 매각단가도 크게 상승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과 베트남동(VND)의 변동폭 차이로 환차익까지 반영되며 실질 회수 자금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SK는 이런 대외 변수들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매각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SK는 2019년 빈그룹의 4대 주주로 올라서며 총 1조1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번 거래로 원금 이상의 수익을 실현하게 됐다. 확보된 자금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그룹이 주력하는 미래 산업에 재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SK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전략을 강도 높게 실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빈그룹 지분 정리도 일련의 재편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SK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종료됐지만, 빈그룹과의 협력 관계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미래 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