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지분 20% 이상 보유 시 적용할 ‘포이즌필’ 도입
한화 지분 19.9%로 확대, 9월 호주 정부 심사 결과 나올 예정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산업체인 오스탈에 대한 한화의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호주 경제매체 AFR은 5일(현지시간) 자국 유일한 상장 조선업체 오스탈이 호주 해군을 위한 수십 척의 신형 군함 건조 계약을 따낸 것은 물론 호주 정부가 오스탈을 ‘전략 방위 조선소(Strategic Defence Shipbuilder)’로 지정해 해외 기업의 인수 시도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탈은 성명에서 “‘오스탈 디펜스 호주’라는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정부에 ‘주권 주식(Sovereign Share)’을 1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포이즌필을 도입한 것으로 호주 정부는 한화 등 외국 기업이 오스탈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일정 수준(20%) 이상 보유하려 할 경우 이 자회사와 퍼스조선소 전체를 ‘공정 시장 가치’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구조라고 AFR은 설명했다.
앞서 매일경제도 이날 호주 정부가 오스탈을 국가 전략 기업으로 지정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자국 안보와 직결되는 조선업체를 한화가 인수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앞서 3월 오스탈 지분 9.9%를 확보했다. 당시 한화는 “현재 경영권 확보나 인수 제안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에 지분율을 19.9%로 높이기 위해 승인 심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서는 FIRB 결정은 물론 짐 찰머스 호주 재무장관의 승인도 필요하며 9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AFR은 전했다. 찰머스 장관은 이전에 “이번 승인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스탈은 미국에도 조선소 2곳을 두고 있으며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시장점유율이 40~60%로 1위다. 이에 한화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도 심사를 요청했다. CFIUS는 6월 10일 오스탈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
오스탈은 한화가 자사를 인수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CFIUS 승인을 한화가 과장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에도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는데 당시 오스탈 측이 한화의 현장 실사를 예고 없이 취소해 결국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