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주 등 전국 '컬세권' 11곳까지 확대해 거래액↑
올해 분기 첫 흑자 달성⋯식품ㆍ뷰티 등 핵심사업 성장세
향후 10년은 AI 혁신 기반 '테크 기업' 도약 본격화

김슬아 대표가 이끄는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가 올해 서비스 개시 10주년을 맞았다. 올 1분기에는 창립 이래 첫 흑자 달성이란 성과도 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최초 도입하는 등 세상에 없던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해 온 김 대표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전략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현재 김 대표는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와 ‘테크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해법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983년생인 김 대표는 2007년 골드만삭스 홍콩지사, 2010년 맥킨지앤드컴퍼니 홍콩지사에서 근무했다.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 테마섹홀딩스,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2015년 1월 컬리를 창업했다. 10년간 컬리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단연 ‘샛별배송(새벽배송)’이다. 원하는 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집 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컬리가 2015년 최초 도입한 새벽배송은 현재 신선식품 배송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샛별배송 대상 지역, 일명 ‘컬세권’을 지속 확대하면서 거래액 규모를 키워왔다. 수도권 중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충청권과 대구, 부산, 울산, 양산, 김해, 창원 등으로 확장했다. 작년 2월 말 경주, 포항 진출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만 샛별배송 대상 지역이 11개까지 늘었다. 같은 해 7월엔 제주도에서 ‘하루배송’ 서비스를 오픈했다. 그 결과 컬리의 연간 거래액은 2018년 2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1000억 원 수준으로, 6년 만에 15.5배가량 대폭 늘었다.
컬리는 10년간 꾸준히 ‘지속성장 가능한 구조’를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과 뷰티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과 판매자배송 상품(3P) 등 신규 사업 확대가 그 기반이 됐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조정상각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고 올 1분기엔 연결 기준 영업이익 흑자(17억6100만 원)를 처음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8% 증가한 5807억 원, 거래액은 15% 증가한 8443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장을 발판 삼아 올해부터 컬리의 ‘성장 엔진’을 재점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준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식품, 뷰티 등 코어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다양한 신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소위 ‘양손잡이 경영전략’을 복안으로 내세웠다. 4월 네이버와의 업무협약 체결도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컬리는 연내 판매 채널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확장해 신규 고객을 대규모 유치할 예정이다.
‘테크 기업화’도 다음 10년간 김 대표가 역점을 두는 키워드다. 10년간 차별화한 상품 큐레이션과 물류 혁신을 통해 고객 일상을 바꿨다면, 앞으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과 고도화한 제품 경쟁력에 기반을 둬 테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 최근에는 이를 위해 테크 분야 전 직무 경력직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했다.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도 진행 중이다. 컬리는 5월 팀장급 이상의 조직장과 전사에서 선발된 AI 앰배서더 등 총 250여 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전환(AX) 교육도 했다. 올해부터는 전 구성원이 구글 제미나이 유료 버전을 쓸 수 있게 하는 등 조직 내 AI 혁신 내재화 작업이 한창이다.
딥러닝 기반 농산물 선별 솔루션으로 신선식품의 품질을 판단하는 'AI 선별기' 도입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맨눈으로 검품 시 발생하는 편차를 줄여 신선식품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5월 김포와 평택 물류센터에 도입한 AI 선별기를 올 하반기 내 전체 클러스터에 도입하는 것이 컬리의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