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당 140㎜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진 광주·전남과 누적 강수량 200㎜를 기록한 경남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수천 명이 대피했고 밤새 재난문자가 울려 퍼졌다. 갑작스러운 비에 도로와 주택이 침수돼 고립 구조와 교통 통제, 산사태 우려까지 겹치며 밤새 주민들의 잠을 앗아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오전 5시를 기해 광주·전남 지역의 모든 호우특보는 해제됐지만 전날 밤부터 내린 강한 비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무안공항에는 289.6㎜, 무안 운남면 257.5㎜, 광주 195.9㎜, 담양 봉산면 196㎜, 곡성 188.5㎜ 등 200㎜에 가까운 비가 집중됐다. 특히 무안공항에서는 시간당 142.1㎜의 비가 관측되며 극한호우 양상을 보였다.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남 무안군에서는 굴삭기 작업 중이던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숨졌고, 무안과 함평 등에서는 도로 침수 등으로 27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전남소방본부는 이틀간 총 409건의 안전조치를 실시했으며 주택 침수 261건, 도로장애 77건, 낙석·가로수 전도 등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광주에서도 17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14건 31명이 침수로 고립됐다 구조됐다. 건물 침수는 79건, 도로장애는 68건이었다. 광주 31세대 41명, 전남 147세대 195명은 주택 침수와 산사태 우려로 대피했다.

경남 지역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진주, 산청 등에서는 1647가구 2262명이 긴급 대피했고 합천 201㎜, 산청 176㎜, 함양 174㎜ 등 내륙 산간 지역에 폭우가 집중됐다. 경남도는 비상 2단계 대응 체제를 유지하며 2072명이 비상 근무 중이다. 도내 도로와 주차장 등 262곳이 통제됐고 아파트 유리창 파손 등 피해 신고도 36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남 5개 시군에 호우특보가 유지 중이며 밀양·의령·창녕에는 호우경보, 양산·김해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피해가 속출하면서 재난 문자도 쏟아졌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3일부터 4일 오전까지 전국에서 발송된 재난문자는 약 550건, 4일 새벽에만 90건이 쏟아졌다.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 외에도 각 지자체는 도로 침수, 토사유출, 대피령 등을 알리는 안전재난문자를 잇달아 전송했다. 경주시 황용동 일대에서는 도로 토사 유출로 복구 작업이 이뤄졌고 대구시에서는 상동교 하부도로 침수로 통제 조처가 내려졌다.
거세게 쏟아진 비와 경보음처럼 울려 퍼진 문자에 광주·전남·경남 주민들은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채 불안한 밤을 지새웠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지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지역별 강한 소나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추가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