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인 가구의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올해보다 6.51% 오른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약자복지’를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에 이어 고율 인상 기조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생계급여는 최대 12만7000원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정은경 장관 주재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해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기준, 최저 보장수준을 심의·의결했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민 가구소득(소득인정액)의 중간값으로, 14개 부처 80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먼저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649만4738원으로 결정했다. 올해(609만7773원) 대비 6.51% 인상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의 약 74%를 차지하는 1인 가구에 대해선 239만2013원에서 256만4238원으로 7.20% 인상했다. 기타 가구원 수별 기준 중위소득은 2인 가구 419만9292원, 3인 가구 535만9036원, 5인 가구 755만6719원, 6인 가구 855만5952원이다.
2017~2018년 1%대에 머물렀던 4인 가구 기준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2019년부터 추세적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약자복지 기초에 따라 역대 최고 인상률(6.42%)을 기록했다. 내년 인상률은 올해 인상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내년 인상률은 확장재정 기조에서 결정됐다. 취약계층에 한해 지원이 확대됐던 윤석열 정부와 차이가 있다.
급여별 선정기준은 기중위소득 대비 생계급여 32%,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8%, 교육급여 50%로 올해와 같다. 선정기준액은 4인 가구가 생계급여 207만8316원, 의료급여 259만7895원, 주거급여 311만7474원, 교육급여 324만7369원이며, 1인 가구는 생계급여 82만556원, 의료급여 102만5695원, 주거급여 123만834원, 교육급여 128만2119원이다.
생계급여는 선정기준이 곧 최저 보장수준이다. 가구원 수별 선정기준액에서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차감한 금액이 지원된다. 아울러 정부는 청년층 근로소득 추가공제 대상을 29세 이하에서 34세 이하로 확대하고, 추가공제액도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인상한다. 일반재산 환산율(4.17%)을 적용하는 자동차재산 기준은 승합·화물자동차와 다자녀 가구까지 확대한다. 이번 기준중위소득 인상 등으로 1인 가구 생계급여는 최대 5만5000원, 4인 가구 생계급여는 최대 12만7000원 오른다. 또 약 4만 명이 새로 생계급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의료급여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본인부담을 정액제로 환원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1종 외래는 1000~2000원(약국 500원), 2종 입원은 10%, 외래는 의원 1000원,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15%, 약국 500원이다. 지난해 정부는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정액제를 진료비 비례형인 정률제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복지부는 “현장의 의료비 부담 증가 우려 등을 고려해 충분한 사회적 숙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본인부담 개편안 재검토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현재 본인부담 기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간 365회 초과 외래진료에 대해선 본인부담률 30%를 적용한다. 단, 산정특례자, 중증장애인, 아동, 임산부 등 취약계층은 제외한다. 또한, 부양의무자가 수급자에게 생활비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던 부양비를 완화해 대상자를 확대하며, 항정신병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본인부담률을 5%에서 2%로 인하해 정신질환 치료 효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밖에 주거급여는 임차가구의 기준임대료를 올해 대비 급지·가구원수별 1만7000~3만9000원 인상하고, 교육급여는 교육활동지원비를 올해 대비 평균 6%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 교육활동지원비는 초등학교 50만2000원, 중학교 69만9000원, 고등학교 86만 원이다. 무상교육 제외 고등학교에 재학 시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실비로 지원한다.
정 장관은 “이번 위원회에서는 내년도 기준중위소득을 인상하는 동시에 급여별로 의미 있는 제도개선과 급여수준 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빈곤층의 삶을 보듬고, 국민 모두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안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빈틈없이 촘촘히 살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