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먼저 읽습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 [PB열전⑩]

입력 2025-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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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7-3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프라이빗뱅커(PB)는 단순한 금융 컨설턴트를 넘어 고객의 자산을 설계하고 미래를 조율하는 전략가다. PB의 역할은 투자 조언에 머무르지 않고 부동산·세무·상속·법률 컨설팅까지 확장되며 자산가들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PB가 되기 위한 길은 녹록지 않다. 금융 지식뿐 아니라 탁월한 통찰력과 인간적인 신뢰가 필수적이며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변화 대응이 요구된다. 본지는 PB의 역할과 시장 내 영향력을 분석하고 그들의 실무 경험과 차별화된 전략을 연중 조명한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숫자는 삶을 다 담지 못한다. 자산에는 사정이 있고 고객에겐 이야기가 있다. 최근 이투데이와 만난 김도아 우리은행 TEC시그니처 PB지점장은 자산관리를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빗뱅커(PB)는 단순히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인생 전반을 설계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긴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란 얘기다.

김 지점장은 고객과 마주 앉을 때 숫자부터 꺼내지 않는다. 상품 설명도 수익률 그래프도 나중 일이다. 대신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지금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그리고 싶은지를 먼저 묻는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마음의 결'을 살피고 고객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 불안까지 짚어낸다. 그렇게 쌓인 이해가 맞춤형 포트폴리오의 시작이 된다.

그는 "처음부터 모든 이야기를 꺼내는 고객은 많지 않다.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재무 고민을 정확히 아는 분도 드물다"며 "그래서 상담할 때 자녀나 부모님 이야기, 건강이나 노후 걱정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면서 자산관리의 방향을 함께 잡아간다"고 말했다.

진심이 통한 걸까. 김 지점장의 고객은 대부분 오래된 인연들이다. 과거 씨티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100여 명의 고객이 그와 함께했다. 짧은 예금 상담으로 시작된 인연은 자녀 유학과 노후 준비, 상속 설계로 이어졌고 고객들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김 지점장을 찾았다.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관계였다. 그에게 고객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쌓아온 삶의 동반자였다.

김 지점장은 "예전에 한 고객이 상담을 마치고 손을 꼭 잡으며 '우리 집 큰일을 제 일처럼 도와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면서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인생에 스며들고 있다는 걸 실감해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땐 '내 상품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닐까'하며 자책도 했다. 고객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조차 조심스러웠지만 그럴 때일 수록 더 자주, 더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고객이 섣부른 결정을 하지 않도록 돕는 것 또한 PB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 지점장은 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PB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자만하는 순간 오히려 위험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자산관리는 금융부터 세무, 부동산, 상속, 기업 승계까지 다양한 영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분야 간 경계가 흐릿해 단순한 접근으로는 자산의 흐름을 읽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성을 보완해 줄 팀워크가 필수적이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 지점장은 센터 내 팀장들과 정기적으로 스터디를 열고 외부 세무사·회계사·부동산 전문가들과도 긴밀히 교류한다. 그의 모든 태도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에서 시작한다. 그는 고객 앞에서 완벽한 척을 하기보다 솔직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더 나은 해답을 함께 찾아가는 자세가 진짜 전문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빠르게 답을 주는 대신 정확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필요한 경우엔 고객과 각 분야 전문가를 직접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 입장에서 가장 나은 선택지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봐야 한다"며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입체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20년 차 PB인 김 지점장이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관계 형성이다. 고객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태도, 서두르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는 대화가 결국 고객의 니즈를 발견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조언 속에는 그가 고객 곁에 어떤 PB로 남고 싶은지가 녹아있다.

김 지점장은 "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고객의 삶에 천천히 스며들고,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진짜 자산관리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의논할 수 있는 PB, 필요한 순간에 언제나 손 내밀 수 있는 PB로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에게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하는 그가 최근 주목하는 건 변화의 속도다.

김 지점장은 "단순히 수익률을 넘어서 리스크 대응, 세제 전략, 글로벌 분산까지 전방위적 고민이 요구되는 시대"라며 "새 정부 정책과 글로벌 금리 사이클 변화는 더욱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새 정부 정책 변화와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똘똘한 트로피, 아파트 한 채 집중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그간 미국 시장에 돈이 몰렸다면 앞으로는 한국과 유럽, 일본, 인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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