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값·수요 둔화에 수익성 압박
OLED vs 미니LED 전략 엇갈려

한국 TV 산업이 중국 업체의 거센 공세와 패널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급감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에서 TV 부문 부진이 두드러졌고, 곧 실적을 발표할 삼성전자 역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국내 업체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TV 사업부문 실적은 LG전자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TV 판매 부진이 뚜렷하게 드러난 바 있다.
TV 및 정보기술(IT) 기기를 담당하는 LG전자 MS사업부는 2분기 1917억 원의 적자를 냈고, 매출은 4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국내 TV 제조사들의 입지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매출은 35%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하이센스와 TCL은 같은 기간 세자릿수의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매출도 각각 87%, 74% 급증했다.
중국 기업들은 저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을 장악하는 동시에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미니LED TV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고급 제품에 주력하고 있으나 중국의 가성비 전략이 점점 위협적인 구도로 다가오고 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미니LED TV 전략이 시장에서 잘 먹혀들어가고 있다”며 “크기 대비 가격으로 볼 때 미니LED TV가 가성비가 좋은 반면, 가격이 비싼 OLED TV가 시장 확대에서 한계가 있고 시장의 주류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도 세트 업체들의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과 LCD TV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높아진 LCD 패널 가격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역시 주요한 악재다. 경기 침체와 관세 부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TV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특히 관세가 본격 적용되기 전인 올해 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서둘러 제품을 구매하며 2분기에는 소비가 눈에 띄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 세트사들이 재고를 밀어내며 1분기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반대로 2분기엔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일부 세트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하드웨어를 넘어 독자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가 부담도 지속하고 있어 TV 수익성 악화를 웹(Web)OS의 고수익성으로도 상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