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 골든타임은 수술 전부터⋯면역항암제로 ‘완치’ 이끈다[폐암 정복의 문턱②]

입력 2025-07-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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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7-29 17:2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제 표준요법은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조기 폐암 재발·사망 위험 43% 감소”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부산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여성암 완치 후 추적 관찰을 진행하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정기검진 CT에서 폐 좌상엽에 2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비소세포폐암 3기A로 진단받고 낙담한 A씨에게 의료진은 병기와 과거 병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전·후 면역항암제 항암치료를 권했다.

의료진의 판단을 받아들인 A씨는 수술 전 면역항암제 항암 치료 2차 시점에 진행한 CT 평가에서 종양 크기가 약 35%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종양 및 림프절 크기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수술 후에는 잔존 종양의 상당 부분이 소실됐다. A씨는 잔존 미세병변 제거와 재발 예방을 목표로 수술 후 항암치료를 진행 중이다. 최근 영상검사에서 무사건 생존 상태를 확인한 A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라고 미소 지었다.

폐암은 수술에 성공해도 재발과 전이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암이다. 국내 암 사망률에서는 1999년 위암을 추월한 이후 줄곧 1위에 머물러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제 폐암 진료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표준요법은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수술 전·후 항암치료다. 수술 전에는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항암화학요법)를 함께 투여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통한 완전 절제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수술 후에는 면역항암제만 투여해 미세한 잔존 암을 제거해 재발·전이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해 치료했지만, 생존율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기전으로, 조기 병기에서 높은 치료 성과를 확인했다.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797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글로벌 임상 3상 연구에 따르면, 수술 전·후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는 기존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전체 생존기간이 개선된 것은 물론, 재발,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건 생존기간(암의 재발, 진행, 사망 등이 발생하지 않은 기간)은 57.1개월로 집계돼 기존 치료(18.4개월) 대비 약 3배 개선했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연구 데이터에서는 수술 후 암이 조직검사로 확인되지 않는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18.1%로, 기존 치료(4%) 대비 4배 이상 개선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단 측면도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의 장점이다. 환자의 병기나 PD-L1 바이오마커 발현율과 같은 특정 투약 조건, 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한 병리학적 완전관해 도달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환자군에서 일관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의 작용 기전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의 작용 기전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3단계 치료는 조기 폐암의 치료를 위해 이미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90여 개국이 진료 현장에 도입했으며,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된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다음 달부터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에 보험 급여를 적용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한국처럼 폐암 발생률이 높으면서, 암 사망률 중 폐암이 1위인 국가다.

특히 폐암의 발생 건수 및 사망자 수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요국들은 완치 가능성이 큰 조기부터 폐암을 치료하기 위해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암 역학(Cancer Epidemi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폐암 발생 건수는 2022년 248만 건에서 2050년 462만 건으로 86.2% 증가하고, 같은 기간 사망자는 수는 180만 명에서 약 2배 늘어난 35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시에 따라 올해 6월부터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세포독성항암제에 대해서는 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암병원 폐암협진센터의 이승룡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면역항암제 수술 전·후 항암치료는 임상 연구와 실제 진료 사례를 통해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라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는 표준치료 요법”이라며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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