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10년 넘게 소요’ 장기 우상향 불신 여전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끌어 올리자 조정 시점이 오리라고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3개월간 코스피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989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인버스 ETF’도 1780억 원어치 샀다.
25일 기준 KODEX 200선물인버스2X 거래대금은 3531억 원으로 같은 날 코스피 거래대금(9조8222억 원)의 3.6%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 거래대금(5325억 원)의 66%가량에 해당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반면 코스피 상승세 지속에는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하루 상승률을 1배로 좇는 ‘KODEX 레버리지’를 1조1038억 원어치 팔았다. 이 기간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5188억 원)’도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상승장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최근 인버스 상품 성과는 좋지 않다.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39.77% 하락했다. KODEX 인버스(-21.82%),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1.97%)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버스 ETF에 투자하면 하락장에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
지수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경계심이 커진 배경에는 우상향을 향한 불신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iM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1989년 1000포인트(p) 달성에 성공한 이후 1000p 이하 수준에서 16년간 정체됐다. 2000년대 중반 2000p에 안착했지만, 3000p에 도달하는 데에는 13년이 걸렸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점프와 박스를 좋아하는 것이 고양이와 닮았다”며 “최근 3000p에 안착했지만 5000p 달성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정상화되는 것을 넘어 기업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이 지수 주당순이익(EPS)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코스피 상승 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국면 등 대외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눌려있는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는 등 우호적 변수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하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 배당 성향과 함께 지수 고점도 높아질 수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먼저 오르는 건 시장의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며 “세제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코스피 상승 가능성은 더 크게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