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로 7860억원 이익 줄어
미국 내 유연한 생산 운영 강화
“대중화 EV 출시·HEV 라인업 확대할 것”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두 자릿수 넘게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확대와 신차 출시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관세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된 것이다.
기아는 올해 2분기 매출액 29조3496억 원, 영업이익 2조 7648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3.3% 줄어든 2조268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시장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 확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지속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인해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영향에 직격탄을 맞으며 두 자릿수 넘게 줄어들었다. 특히 기아는 관세 충격으로 약 7860억 원의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9.4%를 기록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5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관세라는 외부 변수가 없었다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관세를 기본적인 체력이나 이익창출 능력을 더욱 더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81만4888대를 판매했다. 세부적으로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14만2535대, 해외에서는 2.3% 증가한 67만2353대 등을 판매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국내는 지난해 픽업트럭 타스만, 중형 전기 세단 EV4 등의 신차 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판매가 늘었다. 해외에서는 미국에서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K4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인도에서는 연초 출시한 시로스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다.
기아는 3·4분기에도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실물 경제 침체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하반기 EV5, PV5 신차 출시를 통한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시장 수요 및 규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볼륨 레저용(RV) 차종의 하이브리드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김 재경본부장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전적으로 미국 내에 먼저 공급하는 전략을 펴기로 했다”며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은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돌려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아는 하반기 경쟁 심화, 경기 침체에 따른 도전적인 시장 전망 속에서도 △EV2, EV3, EV4, EV5 등 대중화 EV 풀라인업 완성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신규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 △PBV, 픽업 등 신규 세그먼트 진출과 같은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