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잠을 못 자요"…초열대야의 시대, 여름밤 버틸 꿀팁은? [이슈크래커]

입력 2025-07-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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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연일 계속된 23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한 시민이 우산과 손 선풍기를 들고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폭염이 연일 계속된 23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한 시민이 우산과 손 선풍기를 들고 길을 걷고 있다. (뉴시스)

비가 오지 않으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더위가 가시니 폭우가 쏟아집니다. 이후 다시 폭염이 이어지는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 이 더위, 더 심해질 예정입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공은 또다시 두 겹의 '공기 이불'에 덮일 전망입니다. 대기 상하층을 각각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차지하면서 열이 쌓이기만 하고 빠져나가지는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무더위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록적 폭우가 지나간 후 우리나라 상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서쪽에서 세력을 넓히면서 두 개의 고기압이 겹쳐지게 됐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온다습한 남서풍까지 불면서 무더위를 부채질하는 상황입니다.

폭염이 더 심해지면서 밤 더위도 초열대야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창문을 한껏 열어놔도 더운 바람이 부니 답답하기만 하고요. 에어컨을 밤새 틀자니 전기세 고지서가 무서운 요즘이죠. 덥디더운 여름밤을 탈 없이 날 방법 없을까요?

▲대구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23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23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더위, 오늘이 끝 아니다…토요일 최고 '38도'

24일도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찜통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는데요. 경기내륙, 강원동해안·남부산지, 충남권, 남부지방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더웠죠.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상향된 지역도 많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전역에도 폭염경보가 발효됐는데요. 폭염의 경우 '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고요. '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집니다. 찜통더위가 기세를 올리면서 경기와 강원 영서, 충청 내륙도 폭염주의보에서 폭염경보로 상향됐죠.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강원과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는데요. 서울과 대전의 한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치솟았고 청주와 세종, 전주, 광주 등은 36도를 기록했습니다.

더위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25일 서울 기온은 37도, 토요일인 26일에는 38도까지 오르면서 올해 들어 가장 심한 폭염이 덮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겹쳐지며 한반도 상공을 마치 이불처럼 덮었고,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는 겁니다. 이달 초 한반도를 덮친 폭염 역시 이 이중 고기압 때문이었죠.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9일 경기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가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9일 경기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가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에어컨 잘 트는 법, 뭐가 맞는데?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로 에어컨 사용도 늘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은 물론 좋지만,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도 전기요금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데요.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각종 '꿀팁'들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에어컨 잘 트는 법', '에어컨 효율적으로 트는 법', '에어컨 전기요금 아끼는 법' 등의 제목으로요.

대표적인 주장이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기보다는 오히려 계속 가동하고, 냉방보다 제습 모드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글에는 실제 전기요금 고지서를 '인증'하는 사진도 있어 신빙성을 더하는데요. 사실 모든 공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꿀팁은 없습니다. 매일 기온과 습도가 다른 데다가 집마다 평면 구조도 차이가 있는 만큼 반드시 전기요금 절약으로 귀결되는 정답은 없다는 거죠.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시간 외출할 경우 그대로 틀어두는 게 낫고 습도가 높을 때는 냉방보다는 제습 기능을 사용하면 좀 더 알뜰하게 쓸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우선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 인버터형으로 나뉩니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신형 에어컨'에 해당하는 인버터형은 실내 온도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컴프레서(압축기) 회전 속도가 낮아지며 실외기 작동도 줄어듭니다. 이후에는 온도 유지 수준으로 최소한으로 작동하죠.

에어컨 전력 소비의 90~95%는 실외기 운전에서 발생합니다. 이에 실외기 팬 속도가 변동되는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계속 켜둬도 괜찮은데요. 인버터 방식은 에어컨을 짧은 시간 껐다가 켜면 오히려 높아진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장시간 집을 비운다면 끄는 편이 에너지 소모가 적습니다. 삼성전자 에어컨 개발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대략적인 기준은 '90분'이었는데요. 90분 이상 외출할 때는 에어컨을 끄고, 90분 이내로 집을 비운다면 그냥 켜두는 게 전기 절약에 효과적이라는 거죠.

반면 2011년 이전 나온 구형 에어컨이거나 에너지 소비효율 5등급 제품이 많은 '정속형' 에어컨은 얘기가 달라집니다. 정속형은 실외기를 최대로 돌렸다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끄고 다시 더워지면 또 켜서 최대로 돌리는 식인데요. LG전자는 정속형 에어컨의 경우 △희망 온도 24도 설정 △온도를 낮춘 뒤 28도로 설정하는 등 단계별 온도 조정을 제안했습니다.

부가적인 환경 차이도 전기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틀면 냉방 효과가 배가 되죠. 차가운 공기를 집안 구석구석 빠르게 순환시켜주면서 실외기 가동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등지고 바람이 퍼져 나갈 방향으로 틀어주면 됩니다.

실외기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실외기는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기에 송풍구 쪽에 짐 등으로 가로막히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직사광선을 막는 그늘막은 실외기 주변 온도를 낮추면서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공기 순환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치해야 하죠.

또 장시간 방치해둔 에어컨 필터는 공기 흡입을 방해, 냉방 효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필터를 자주 청소해주면 흡입하는 공기의 양이 많아져 냉방 성능이 좋아질뿐더러 전기료 절약에도 도움이 됩니다.

▲서울에 연일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8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조형물에 현재 기온이 표출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연일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8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조형물에 현재 기온이 표출되고 있다. (뉴시스)

수면 환경 관리 관심 ↑…"차가운 양말 신어볼까?"

온도는 수면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여름철 열대야와 습한 환경은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죠.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입니다. 해가 긴 데다가 밤 기온까지 높은 여름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도 억제되기 쉬운데요. 열대야로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는 데다가 뇌도 각성 상태를 유지해 잠들기가 어려워집니다.

문제는 열대야를 넘어 초열대야에 가까운, 뜨거운 밤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초열대야는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지만 통상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를 지칭합니다. 강릉은 21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최저 기온이 29.3도를 기록하며 초열대야에 준하는 밤 더위가 나타났습니다. 더위가 절정에 이를 전망인 이번 주말 역시 잠 못 이루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국 BBC는 케빈 모건 러프버러대학교 수면연구소 교수와 리사 아티스 수면위원회 매니저가 내놓은 '열대야 속 숙면을 위한 조언'을 최근 보도했는데요. 이 조언에 따르면 우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낮잠을 피해야 합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낮엔 쉽게 무기력해져 잠이 들기 쉽지만,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잠을 아껴둘 필요가 있죠.

평소처럼 비슷한 취침 시간, 목욕 시간 등 일상을 유지하는 걸 권장하고요. 더위를 쫓겠다고 너무 차가운 물로 샤워하기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몸이 차가워져 시원함을 느낄지 몰라도 피부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체온이 금방 다시 올라가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시원한 맥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오후 늦게 찾지도 말아야 합니다. 흔히 술을 먹으면 잠이 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코올은 수면 구조를 방해하고 이른 각성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방법은 차가운 양말을 신는 건데요. 냉장고 등을 활용해 양말을 시원하게 했다가 신어주면 됩니다. 발을 식히면 몸 전반적인 온도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전언이죠.

여름을 단순히 더운 계절로만 여기기엔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잠 못 이루는 여름밤, 더위를 쫓고 건강까지 챙기는 꿀팁은 의외로 사소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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